경제 · 금융

[중국] '소비를 늘리자'.. 금리인하 잇따라

소비진작이 중국 경제의 당면과제로 떠올랐다.최근 중국의 소비가 줄어들면서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물가가 급락하는 등 심각한 디플레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사정이 악화되고, 경제성장률도 둔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인의 돈이 고갈돼 쓸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단지 돈을 쓰지 않고 저축을 늘리면서 내수침체→물가하락→기업경영 악화→성장률 둔화 등의 악순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이 9일 금리인하 정책을 펴기 시작한 지난 96년 이래 7번째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만에 다시 금리를 인하한 것도 소비침체와 디플레현상을 더 이상 방치했다간 걷잡을 수 없는 경기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금리를 내려서라도 은행으로 몰리는 돈을 다시 시장으로 돌려 소비를 늘리고, 물가하락을 막겠다는 뜻이다. 「디플레와의 전쟁선포」인 셈이다. 인민은행은 이번에 대출금리를 평균 0.75%포인트 내린 반면 예금금리는 1%포인트 이상 내렸다. 이에 따라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현행 3.78%에서 2.25%로 크게 떨어졌고, 1년만기 대출금리는 6.39%에서 5.85%로 낮아졌다. 예금금리를 대폭 내린 것은 저축을 통한 금리 메리트를 없애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도록 하겠다는 것. 물론 대출금리도 내려 기업들의 신규 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이 줄어들게 됐지만 기업들에 대한 자금대출이 지방정부에 의해 할당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장 큰 효과가 나타나진 않는다. 따라서 이번 인하조치는 기업부담 완화보단 소비촉진쪽에 비중을 두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디플레 현상은 갈수록 농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월보다 3.5%나 떨어졌다. 18개월 동안 계속된 물가하락이다. 지금과 같은 소비침체가 이어진다면 물가하락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저축은 계속 늘어 은행예금고는 나날이 불어나고 있다. 중국인들의 예금고는 7,000억달러에 달하고 매월 그 규모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전월보다 19%나 늘어났다. 중국인들이 이처럼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것은 국영기업의 잇따른 부도와 감원 등 구조조정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돈을 벌 때 가능한 모아두자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이번 금리인하 조치가 주식시장 폭등 등 일시적인 효과를 내겠지만 적극적인 소비확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6차례에 걸친 금리인하에도 소비는 살아나질 않았다. 차이니스 인터네셔널 캐피털사의 샤운주는 『국영기업 등 중국 기업의 잇따른 감원이 멈추지 않는 한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는 금리인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중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와 센첸 B주식의 주가는 금리인하 루머가 확산되면서 지난 2주 동안 50%나 급등했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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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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