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취업준비, 진로설정이 우선이다


국내 대규모 그룹사들이 일제히 상반기 신입공채를 시작하는 3월이다. 덩달아 겨우내 어학성적과 인턴, 해외연수 등을 착실히 준비해온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취업난이 쉽게 해결되지 않아서 일까. 취업준비생들의 구직 행태를 보면 일단 아무 곳이나 취업부터 하고 보자는 경향이 강하다. 일부 구직자들이 주요 그룹의 계열사들에 문어발식 지원을 하거나, 특별히 원하는 직종 없이 마구잡이로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은 결국 취업실패로 이어지거나, 조기퇴사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큰 고민 없이 일단 대기업의 이름만 보고 덜컥 이력서를 낸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신이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 어떤 직종을 희망하는지 알지 못한 채 서류전형에 응시했다가 고배를 마시는 신입구직자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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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취업준비는 구체적인 진로설정이 선행돼야 한다. 신입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문의하는 부분도 바로 진로설정에 관한 것이다. 취업을 앞두고 진로를 설정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하는 것은 '좋아하는 일'보다 '잘하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취업은 바꿔 말하면 기업이 자사에 필요한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 중에는 자신이 어떤 일을 잘하는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아마 제도권 교육 안에서 좋은 대학이라는 목표만을 향해 뛰어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내가 관심이 있는 일을 정리해보는 것을 권한다. 조금이라도 나에게 기쁨을 준 일, 내가 두각을 나타냈던 분야 등을 글로 직접 써 보는 것이다. 생각은 그저 생각에서 그치지만, 글은 일단 정리되면 확신과 계획으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다. 정리해둔 글을 바탕으로 희망직무를 구체화하는 것은 한결 쉬울 것이다.

아르바이트든 인턴이든 동아리든, 어떤 일에 직접 한몫을 담당해 깊이 있게 알아보지 않는다면 '내가 정말 잘하는 일'을 파악하고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일은 불가능하다. 취업에 성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일을 찾아 능력을 발휘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다. 취업준비보다 적극적인 진로설정이 우선시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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