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T 투자유치·해외투자 동반증가세

'글로벌 협업' 정착 신호탄<br>반도체등 유망품목 위주로 규모 대형화<br>생산시설 이전 늘어 'IT공동화' 우려도


국내 IT 산업의 해외 직접투자와 해외로부터의 투자 유입이 모두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IT 산업이 글로벌 협업 체제를 앞세운 선진적 성장모델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IT 업계의 해외직접투자(FDI)는 모두 604건에 28억3,485만 달러를 기록해 국내 전체 해외투자액의 3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동안 국내 IT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규모도 32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유망 IT품목 위주로 대형화= 지난해 IT 해외 직접 투자의 특징은 ▦핵심 유망품목 ▦투자규모 대형화 ▦중국ㆍ미국 등에 대한 투자 집중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TFT-LCD), 다이오드 등 IT 부품과 LCD 부품, 디지털TV 등 핵심 분야가 전체 투자액의 76%를 차지했고, 1,000만 달러 이상의 대규모 투자는 전체 투자액의 70%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에 5억 달러를 투자한 하이닉스를 필두로 LG전자, 오리온전기, 삼성전자,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1억~5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투자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클러스터 강화형’성장 이룬다= 국내 IT산업으로 유입되는 FDI와 해외로 투자되는 FDI가 동시에 늘어난다는 것은 ‘클러스터(cluster) 강화형’ 성장기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0년대 중반 미국의 경우처럼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IT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가 줄을 잇고 국내 IT기업들은 해외에 단순조립형 생산시설과 판매망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면 국내 부품ㆍ소재가 동반 수출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일본 스미토모화학, 아사히글라스, 소니 등이 국내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것은 삼성ㆍLG전자 등의 기술 리더십에 편승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이 이를 해외 생산ㆍ판매망과 연계하면 경쟁력이 배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IT 공동화’ 우려도= 그러나 제조업에 이어 첨단 정보기술(IT) 분야 마저 생산시설을 해외로 옮김에 따라 ‘IT 공동화’와 고용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고부가가치의 핵심 부품ㆍ소재 산업 육성과 서비스업종의 선진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중구 한국산업기술재단 정책연구센터장은 “세계 IT산업은 연구개발(R&D), 부품 생산, 완제품 조립 등으로 개발 및 제조공정을 분리해 글로벌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핵심 부품 소재의 경우 국내 생산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일본은 완제품 생산 공정을 대부분 해외로 이전했지만 전략 부품이나 소재는 국내 생산을 고수하고 있다”며 “일본은 좋은 벤치마킹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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