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개혁·개방 30년… 경제 거품붕괴 '쇼크'

소득 양극화등 '성장의 덫' 걸려 민심 동요

“금융위기 이후부터는 사람들이 도무지 택시를 타려고 하지 않아요.” 중국 베이징(北京)의 샤오윈(宵云)로를 지나던 중국의 택시기사 쑨(孫)씨는 “지난 9월 이후 월 수입이 30%가량 줄어 살기가 정말 힘들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베이징의 택시기사들은 ‘왜 충칭(重慶)처럼 파업을 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베이징은 택시는 6만대인데 불법택시(黑車ㆍ헤이처)가 7만대나 된다”면서 “당신이 한번 방법을 말해봐라”고 버럭 화를 냈다. 올해 12월18일로 꼭 개혁ㆍ개방 30주년을 맞게 되는 중국 사회는 요즘 극심한 경기침체로 위기를 맞고 있다. ‘세계의 공장’인 거대국가 중국은 최근 해고됐거나 해고위기에 몰린 수백만명의 공장 노동자와 실질임금 하락으로 좌절하는 수천만명의 도시빈민층, 상대적 박탈감으로 분노를 증폭시키는 수억명의 농민들의 과격해진 집단행동에 몹시 동요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에는 후난성 샹시(투자자와 경찰 충돌)와 지서우(토지분쟁 시위) 두 곳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시위가 10월에는 장쑤성(방직노동자 시위), 장시성(목재회사 집단봉기)으로 번지더니 11월 들어 광둥성ㆍ깐쑤성ㆍ하이난성ㆍ저장성ㆍ베이징시ㆍ충칭시 등 중국 전역에서 각계각층 사람들이 다양한 불만을 갖고 동시다발로 거리에 터져나왔다. 중국 문제 전문가들은 중국사회의 최근 양상에 대해 “개혁ㆍ개방 30년을 맞은 중국이 초고속 경제성장의 덫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개혁ㆍ개방 이후 줄곧 이어진 고속성장의 후유증으로 주가와 집값ㆍ임금 등에서 버블이 과도하게 형성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버블이 급속도로 붕괴돼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년 사이 상하이주가지수가 6,092.05포인트(시가총액 27조5,020억위안ㆍ2007년 10월16일)에서 1,871.16포인트(〃9조9,100억위안ㆍ2008년 11월28일)로 급전직하하면서 증시에서만도 무려 18조위안에 달하는 개인 및 기업의 부가 허공으로 사라졌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가 11월 말 1.08%에 달하는 대폭적인 금리인하 조치를 취하고 4조위안(900조원) 규모의 재정투자계획을 마련한 배경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를 선제적으로 방어하자는 목적뿐 아니라 임계점까지 치솟는 민심불안을 빨리 다독여 진정시켜야 한다는 조바심도 깔려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장경섭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와 관련, “중국은 세계 역사상 유례 없는 압축적 경제성장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 불균형과 정부의 부패, 소득의 양극화 등 각종 위험요소를 안은 극단적인 복합위험사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복합위험의 폭발성이 갈수록 커지는 중국. 세계는 지금 글로벌경제의 또 다른 주축인 중국이 고속성장의 덫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