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북한은 대화 진정성 행동으로 입증해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대화 의지를 밝혔다. 최룡해 특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6자회담 등 각종 형식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관련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한의 입장을 비공식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25일 최 특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한반도 정세의 대화 국면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외견상의 모습만 보면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조성된 한반도 긴장 국면은 다소나마 해소되는 양상이다. 북한이 특사를 중국에 보낸 것이나 그 특사의 입에서 대화라는 말 자체가 나왔다는 사실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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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반도 정세가 비핵화로 가는 새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는 섣부르다. 시 국가주석은 최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ㆍ안정이 많은 사람이 바라는 일이자 대세"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지만 최 특사는 방중 기간 중 비핵화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었다. 심지어 북한조선통신도 6자회담을 포함한 각종 형식의 대화를 원한다는 최 특사의 발언조차도 소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대화 재개의 우선조건으로 대북제재의 해제 내지 완화를 내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의 이런 식의 상투적 수법이 통하지 않은 지는 이미 오래다. 대화를 빌미로 제재전선의 공조를 이완시키고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은 오산임을 북한은 직시해야 한다. 비핵화를 포기하겠다는 북한 외무성의 담화문이 유효한 이상 의미 있는 대화 국면으로 진전될 수 없음은 명약관화하다.

북한이 대화 제스처를 취했다면 그 진정성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대화 의지가 있다면 개성공단 협의에 나서자는 우리 측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 냉각탑을 폐기한 영변원자로 복구 시도부터 중단하는 가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 대화의 선결조건은 오히려 북한의 행동 변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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