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기업공개' 저가 수주경쟁이 공모가 부풀린다

풋백옵션 폐지후 기업 눈치보며 가격 책정<br>최근 신규 상장사중 67%가 공모가 밑돌아


'기업공개' 저가 수주경쟁이 공모가 부풀린다 풋백옵션 폐지후 기업 눈치보며 가격 책정최근 신규 상장사중 67%가 공모가 밑돌아 서동철 기자 sdchaos@sed.co.kr 기업공개(IPO)를 따내기 위한 증권사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풋백옵션 폐지를 포함한 IPO제도 개선안 시행 등의 영향으로 코스닥 신규 상장 종목들이 대부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는 증권사들이 기업들의 눈치를 보느라 기업가치보다 높은 공모가를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풋백옵션은 공모기업이 상장 후 1개월 동안 공모가를 밑돌 경우 개인투자자들이 상장주관사에게 공모가의 90%에 자신들의 보유주식을 되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말부터 IPO제도 개선안이 적용된 이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12개사 가운데 공모가를 웃돌고 있는 기업들은 컴투스, 에코프로, 쓰리노드, 푸른기술 등 4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IPO개선안 시행 이전에 상장한 기업 21곳 중 공모가를 밑도는 기업은 4곳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처럼 새내기주들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주요인은 IPO 건수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증권사들이 기업들에 낮은 인수업무 비용을 제시하고 공모가는 높게 제시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 입장에서는 풋백옵션이 사라져 부담이 없어진데다가 공모가를 올려 공모금액이 커지면 그만큼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상반기에 단 한 건의 IPO도 없었던 한 증권사 사장은 "IPO건수를 따내기 위한 저가 수주 경쟁이 도를 넘어선 상태"라며 "몇몇 증권사의 경우 증권사간의 경쟁 입찰이 붙었을 경우 도저히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수준의 가격을 제시해 일단 따내고 보자는 식으로 일을 진행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이렇게 저가로 수주를 따낸 이후 이런 저런 명목으로 결국엔 일부 수수료를 높인다"면서 "이런 식으로까지 IPO건을 따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해당부서에 정당한 가격 수준에서만 업무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수십년간 증권사와 함께 일해온 IPO업계의 한 전문가는 "증권사들이 풋백옵션의 부담이 사라지자 기업의 입맛에 맞게 공모가를 높게 책정해 준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도 공모가가 높게 결정돼 공모금액이 높아지면 그만큼 수수료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에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공모가를 높게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모가가 높아짐으로써 투자자들의 공모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손실이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하반기 공모시장에서 최대 관심주로 꼽혔던 STX팬오션의 경우 공모가 고평가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김창욱 피스탁 대표이사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STX팬오션 주식을 액면가 100원 기준으로 환산해 봤을 때 공모가가 주당 120원정도 비싸게 책정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TX팬오션의 상장주관사를 담당한 삼성증권의 관계자는 "싱가포르에 상장된 주식과 상호거래가 되지 않는 만큼 단순하게 가격을 비교할 수 없다"며 "외국계 유수 투자자들이 공모에 참여했는데, 이들은 공모가가 부풀려져 이익이 남는 부분이 없었으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입력시간 : 2007/09/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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