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뉴스 포커스] 한은, 기준금리 2개월 연속 동결

'물가→ 물가+성장'으로 통화정책 궤도수정하나<br>유가등 원자재값 하락에 "급한 불 껐다" 판단한듯<br>金총재 "아직 물가 높아" 추가인상 가능성 열어둬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궤도를 바꿀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느라 허둥대던 모습은 희미해졌다. 대신 물가와 경기(성장)을 동시에 보겠다는 모습이 역력하다. 원자재 값이 떨어지면서 급한 불을 껐다고 판단한 듯하다. 하지만 김중수 총재가 말한 '베이비스텝(계단식 조정)'을 믿고 이달 기준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채권금리는 장중 급락하는 등 금융통화위원회 날만 되면 '현기증'을 보이는 시장의 신드롬이 또 한번 이어졌다. 한은 금통위는 13일 정례회의에서 5월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지난 1월과 3월 인상에 이은 '격월 인상'의 방정식이 깨진 셈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브리핑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줬다. 물론 "물가가 여전히 높다. 안심하고 있지 않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기는 했다. 당장 다음달에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달까지 급박함이 연출됐던 물가걱정은 많이 떨쳐낸 모습이 뚜렷했다. 김 총재는 "전년동월 대비로는 4.2%로 여전히 높지만 전달 대비로는 0.0%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월부터 석 달 연속 0.5% 이상 고공행진을 보였던 것에 브레이크가 걸렸다는 말이다. 물가에 대한 톤은 원자재 값에서 더욱 자신이 있어 보였다. 그는 "(금리결정에) 단일변수로는 유가가 가장 중요하다"며 "유가가 계속 높이 오를 것이라 보지 않는 전망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에는 어두운 기색이 훨씬 짙어졌다. 김 총재는 "대내외 여건을 신중하게 검토한 결과 이달은 조심스럽게 상황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상방향보다 하방향 위험에 대해 훨씬 더 세심하게 분석해야 한다"며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적 위험요인'과 '저축은행 문제'를 하방의 핵심 열쇠로 들었다. 그의 의중을 읽은 것일까. 금융시장은 이날 동결을 통화정책 스탠스의 변화로 해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존에는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물가를 잡는 데 주력했다면 지금은 성장과 물가를 동시 고려하겠다는 쪽에 무게가 실린 것"이라고 평했다. 당초 연내 3.75%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인상폭이 제한되면서 3.50%까지 오르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진단도 덧붙였다. 이런 기대감은 채권시장을 들썩거리게 했다. 국고채 3년물은 장중 전일 대비 0.09%포인트 급락하면서 3.58%까지 수직 하락했다. 이후 인상기조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낙폭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출렁거림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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