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3일] 청량리 대왕코너 화재 발생

‘자나 깨나 불조심’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겨울철이 다가온다. 불조심할 때다. 한순간의 실수로 일어난 불은 모든 것을 앗아간다. 지난해 화재발생 건수는 3만2,000여건, 하루 평균 89건의 크고 작은 불이 났다. 재산 피해액은 1,400억여원, 불로 인한 사망자는 484명, 부상자는 1,800여명에 이른다. 1974년 11월3일 새벽 지금은 롯데백화점으로 바뀐 서울 청량리 대왕코너에 큰불이 났다. 새벽3시께 팬티 차림의 한 여인이 “불이야”를 외치며 호텔 복도로 뛰쳐나왔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불이 났다는데도 오히려 “조용히 하라”며 이 여인을 윽박질렀다. 6층 타임나이트클럽에 있던 200여명의 손님들은 불이 난 사실도 모르고 시끄러운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전기자 나가자 키스타임이라며 반기는 손님들도 있었다는 사실이다. 호텔 복도 천장에서 전기합선으로 일어난 불은 이미 호텔방과 나이트클럽으로 번진 뒤 어느새 7층 카바레로 옮겨 붙었다. 연기가 스며들면서 불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손님들이 너도나도 뛰쳐나가려고 했지만 종업원들은 “술값을 내고 나가라”며 이들을 막아섰다. 하나밖에 없는 회전식 출입문마저 문 양쪽으로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사람들은 72명이나 연기에 질식해 숨졌다. 용케 클럽을 빠져나왔지만 불을 피해 밖으로 뛰어내리다 6명이 추락해 사망했다. 이날 불로 모두 88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했다. 사망자 대부분은 시골에서 상경한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들이었다. 대왕코너 화재는 1971년 크리스마스 아침에 165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연각호텔 화재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사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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