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남덕우 전 총리 별세] 은퇴 후에도 국가경제 미래 고민하셨는데…

■ 빈소 표정<br>정·관·재계 발길 이어져… 장례는 22일 사회장으로

빈소 찾은 현오석 부총리 현오석 경제 부총리가 19일 오후 남덕우 전 총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고(故) 남덕우 전 총리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는 19일 오전부터 고인을 추모하는 각계 각층 인사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경제계 원로로 한국 경제발전사에 굵직한 업적을 남기고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오전10시부터 차려진 빈소에는 정∙관계 인사들의 추모의 발걸음이 잇따랐다.


장례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은 아침 일찍부터 빈소에 나와 조문객을 맞았다. 고인이 경제기획원장이었던 때 그를 모셨던 한 회장은 "고인은 오일쇼크와 만성적 인플레이션 등 한국 경제에서 가장 어렵던 시기를 극복한 경제 발전 모델의 입안자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고인은 장관과 부총리 시절 국내 경기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소규모 주택 공급을 강조했다"면서 "아직도 주말마다 허허벌판이었던 잠실 건설현장에 나가시던 모습이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고인은 오늘 날 한국경제의 기틀을 마련하신 주역으로 평소 존경하던 분이었다"면서 "현직에서 은퇴한 후에도 국가경제의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을 보이셨는데 갑자기 타계 소식을 듣게 돼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아침 일찍 빈소를 찾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선진화포럼과 한일협력위원회 등을 통해 한국 경제와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 노력하셨다. 연세가 있어도 마음을 젊게 가지고 앞날을 바라보며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고 고인을 회고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린 경제개발을 이끈 관료답게 이날 빈소에는 그를 기억하는 전직 관료들의 모습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빈소 곳곳에서 삼삼오오 모여 경제개발 시기 고인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추억담을 나누기도 했다.


이용만 전 재무부 장관은 "마흔다섯에 검은 안경을 쓴 청년의 모습으로 재무부 장관이 됐던 고인이 기억난다"며 "경제개발 정책을 펼 때 일주일에 서너 번씩 밤을 새우며 일을 하고 국무회의에 가서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고 회상했다.

관련기사



지난 1979년 고인이 경제 부총리와 경제특보로 재직할 때 비서관으로 일했던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온화하면서 합리적으로 대했던 기억이 난다"면서 "하지만 정책을 다룰 때는 강한 리더십으로 결단력을 갖고 추진했던 분"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김 전 장관은 "특히 고인은 2차 오일 쇼크 이후 우리 경제가 어려울 때 세계 곳곳을 뛰어다니면서 외자를 유치하고 한국 경제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고인은 제가 행정고시를 막 합격하고 재무부에 첫 발령을 받을 때 장관이었다"면서 "권력 지향적이었던 당시 장관들과 달리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정책을 합리적으로 펴나가는 새로운 유형의 관료였다. 외국 사례도 많이 연구하고 활용해 국내 제도 선진화에도 많은 기여를 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빈소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전두환 전 대통령, 노태우 전 대통령,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보낸 조화가 빼곡히 놓였다.

장례는 국장과 국민장 다음으로 예우를 갖추는 사회장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장례위원장은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과 이홍구 전 총리가 맡는다. 22일 영결식이 끝나면 고인은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민우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