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12일] 제트엔진

오늘날 사용되는 제트엔진의 선구자는 영국 공군학교 재학 중 특허를 출원했던 프랭크 휘틀, 그리고 독일 헨켈사와 시제품을 개발한 한스 폰 오하인이다. 두 사람은 유사한 시점에 각기 다른 실용적인 제트엔진을 고안해냈다. 이것들은 제2차 세계대전을 거치는 동안 제품화된다. 이렇게 시작된 현대적 개념의 제트엔진은 종전 후 영국에서 더욱 발전되고 냉전시대에 시장이 큰 미국에서 면허 생산되면서 더욱 폭넓게 사용되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의 가스터빈 엔진은 획기적인 재료 및 설계기술, 고온 고압에서의 열관리와 공기역학기술의 발달로 무게에 비해 엄청난 추력을 낼 수 있으며 연료 효율성도 매우 높다. 가스터빈 항공기 엔진이 꼭 항공기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동일한 엔진 코어 뒤에 발전기 자석을 장착하면 외형은 크지 않으면서도 60㎿까지 구동할 만한 발전기가 탄생된다. 대형 발전소 건설과 송전 설비 등 대규모 인프라 비용 투입이 어려운 곳에 이를 활용한 분산발전 설비를 만들면 쉽게 지역 전력소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 동일 엔진 코어를 활용해 압축기도 만들 수 있다. 파이프 라인을 통해 가스나 오일을 멀리 보내기 위한 펌핑 스테이션에는 항상 항공기 엔진 코어를 활용한 압축기들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빠른 기동성과 높은 추력강도를 요구하는 해군 전투함에서도 동일한 엔진 코어를 활용한 가스터빈 엔진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듯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을 잘 개발하면 폭넓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엔진 제작사들은 항공 분야뿐만 아니라 해양 및 에너지 분야로 그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엔진 기술의 보유 및 발전은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 한국은 대규모의 FSOP나 EPC 제작국이 됐고 국방 및 민간 항공기 소요가 많아 가스터빈 엔진 수요가 많다. 비록 가스터빈의 작동원리를 누구나 알고 있고 한국이 주요 부품제작 기술이 발달하고 일부 가스터빈 엔진을 독자 개발한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엔진 개발에 필요한 재료 및 설계기술과 이를 개발, 시험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는 갖추지 못하고 있다. 세계 유수 엔진 업체들은 세계 각국의 특화된 요소 기술을 활용한 국제 공동개발 형태로 수조원이 드는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도 엔진 개발과 생산의 자랑스러운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원의 집중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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