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유학생들이 국내에 들어와 쓰는 유학ㆍ연수 수입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비한 학생 관리시스템과 시장개방에 소극적인 행태가 지속될 경우 곧 한계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우리나라의 유학ㆍ연수 수입은 2,430만달러로 2006년 1월 집계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8월 유학ㆍ연수 수입은 전월 대비 115% 늘었고 전년 대비로는 247.1%나 급증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8월이 계절적으로 유학비 송금이 몰리는 달이기도 하지만 최근 국내 유학생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수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유학생이 급증한 것은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2006년 3만2,557명에서 지난해에는 8만6,878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2006년 8월 540만달러를 기록했던 유학ㆍ연수 수입은 400만~500만달러에 정체돼 있다가 2011년 8월 1,200만달러까지 늘더니 올해는 사상 최대로 치솟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규제의 틀에 갇힌 교육 서비스로는 외국인 유학ㆍ연수 수입의 증가세를 이어갈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미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1년 최대치인 8만9,537명을 기록한 후 정체된 상태다. 반면 해외로 나가는 국내 유학생은 줄지 않으면서 유학ㆍ연수 지급으로 수입규모의 20배 넘는 5억3,540만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맨날 의견이 엇갈리는 교총, 전교조, 관련 당국이라도 교육시장 개방의 필요성만 나오면 한목소리로 반대한다"며 "교육의 경쟁력을 높이지 않고는 거대한 중국 인재들이 쓰는 교육비를 인접 국가에 다 뺏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과 마찬가지로 한류 열풍 덕을 봤던 의료관광 수입은 이미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올 8월 우리나라의 건강 관련 여행수입은 1,700만달러로 전월 대비 5% 감소했다. 건강 관련 여행수입은 국내에 들어온 의료관광객이 성형외과 등 병원에서 쓰고 나가는 돈을 집계한 것으로 지난해 10월 1,990만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정체된 상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비스업시장도 점차 교역화하고 자본이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쟁력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특히 우리나라 교육과 의료 업계의 낮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 정책을 쓰기보다는 시장을 개방하는 편이 훨씬 나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