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社, 이름으로 승부?
최근 '에너지' '솔라'등으로 사명변경 잇달아일부는 작전주·부실 전력 있어 투자 유의를
이상훈 기자 flat@sed.co.kr
코스닥시장에서 실적이 아니라 이름으로 승부를 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일부 소형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사명 바꾸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과거 안 좋은 사건에 연루됐거나 시류에 따라 이름 바꾸는 데만 급급한 기업들이 대다수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과거 벤처기업, 줄기세포 등의 테마로 '~텍' '~바이오' 등의 이름이 유행이었다면 최근엔 '에너지' '솔라' 등 이름만 들어도 에너지 관련 회사임을 알 수 있는 이름으로 속속 옷을 갈아입고 있다.
고객정보 통합관리시스템(CRM)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던 유니보스는 지난달 재생에너지 업체 토탈이엔에스를 인수하더니 지난 29일 사명을 '에코에너지홀딩스'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유니보스 측은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신재생 에너지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름만 놓고 보면 에너지와 환경을 뜻하는 '에코'에 지주사를 의미하는 '홀딩스'까지 결합해 최근 유행하는 테마를 모두 모아놓은 셈이다.
현대페인트공업은 30일 상호를 현대피앤씨로 변경하고 주당 5,000원의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하면서 거래를 재개해 첫날 상한가로 장을 마쳤다. 현대피앤씨는 지난달 유아이에너지와 주식ㆍ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며 사명변경과 액면분할을 단행했고 이라크 유전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현대피앤씨 최대주주인 유아이에너지는 DJ정부 시절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인 최규선씨가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양수도 계약 전 2만7,000원이었던 주가는 30일 3만4,800원(액면가 5,000원 기준)으로 급등했다.
11월 들어서만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사명을 바꾼 회사는 이들 기업 외에도 상당수다. 썸텍은 원유개발업체 카즈너지를 계열사로 추가한 후 사명을 쿨투로 바꿨고 마틴미디어는 사업목적에 태양발전 에너지사업을 투자하고 뱅크원에너지로 옷을 갈아입었다. PC주변기기 유통업체였던 디유뱅크는 태양광 사업진출 후 이름을 쏠라엔텍으로 바꿨다.
그러나 이들 업체 중 일부는 과거 작전주 혹은 부실한 실적으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던 업체들이어서 시장의 눈총을 받고 있다. 유니보스는 올 초 새로운 투자기법을 내세운 화이델 형제기업의 작전으로 한달 만에 주가가 10배가 폭등했던 '화려한 전력'이 있다. 마틴미디어는 현재는 에너지 기업이지만 한때는 동방신기 아시아투어에 관여했던 엔터테인먼트 기업이었다. 지난해에는 항암제 독점판권 계약을 맺으며 제약ㆍ바이오 사업을 영위한 적이 있으며 2004년엔 최근 태양광 사업으로 물의를 빚은 에이치앤티가 인수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명이나 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회사는 적지않은 경우 실적개선이 미흡하고 바뀌는 과정에서 머니게임도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에 테마에 편승한 묻지마 투자는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입력시간 : 2007/11/30 17: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