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공연실황 영상으로 만들어 지역·계층 문화격차 줄일 것

"작은 극장(윤당아트홀)을 운영하던 사람이 큰 극장을 운영할 수 있느냐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는데, 방송국 큰 조직에서 일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행정가 보다'실무형 사장'으로 차별화 하겠습니다."

예술의전당 신임 수장이 된 고학찬(66·사진) 사장이 1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PD출신 공공기관장'이라는 이력을 십분 발휘해 전문성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 사장은 한양대 연극영화과를 나와 동양방송(TBC) 프로듀서, 삼성영상사업단 방송본부 국장 등을 역임했고, 소극장이 많지 않은 강남 지역에서 공연장과 갤러리가 연계된 복합문화예술공간 윤당아트홀을 운영하기도 했다. 고 사장은 이 자리에서"내 장점은 기획력"이라 강조하며 6가지 계획을 발표했다.


그 중 대표되는 것은'콘텐츠 영상화 사업(SAC ON SCREEN·가칭)'이다. 예술의전당 기획·대관 공연 실황을 고화질 영상으로 제작해 전국 공연장과 영화관, 학교 등에 보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메가박스의'메트 라이브 HD'프로그램에서 따온 발상이다. 고 사장은 "예술의전당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아직도 거리나 경제적 이유 등으로 찾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콘텐츠 영상화 사업으로 지역간·계층간 문화향유 수준의 격차를 해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17개 카메라로 공연 실황뿐 아니라 배우들 인터뷰, 연출자의 말 등 외려 공연장에서 볼 수 없는 요소들을 담아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예술의전당은 이를 위해 외주 업체를 선정해 올해 중으로 8편 내외의 공연물을 제작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이 기획하는'투란도트'(8월), 국립오페라단'라보엠'(12월), 국립발레단'돈키호테'(8월), 국립현대무용단의'해외안무가 초청 공연'(11월), 클래식 부문의'11시 콘서트'와'청소년 음악회' 등이 그 대상이다.

이 밖에도 관객이 직접 공연·전시와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함께 제작하는'관객주도형 기획', 우리 문화정서에서 점차 잊혀지고 있는 한국 가곡과 동요의 부활을 위한'가곡 콘서트'와'어린이 동요무대', 만 70세 이상의 관객들에게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노블회원제', 음악·미술·연극·무용 등 예술을 통한 치유를 꾀하는'종합 아트 힐링 프로그램',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각 장르 활성화와 예술가들의 역량 증진을 위한'예술의전당 예술대상'(SAC AWARDS·가칭) 등을 신설하거나 도입할 예정이다.


예산 확보가 충분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예산이 정확히 확정 되진 않았지만 문화부와 논의 하고 있다"며"내가 정부 예산을 따내는 장점은 없지만 민간에서 예산을 끌어내는 장점은 있다. 민간 기업 후원 등을 통해 차질 없이 예산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내세운 계획들은 실천 가능성이 있다. 이것을 실천 못하면 내년에 꾸짖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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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이후 일고 있는 코드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고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대선캠프 등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일고 있는 논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어느 역대 사장보다 일을 더 열심히 해서 그런 염려를 불식시키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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