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이벤트 열기통일염원 타종, 무료진료·식사, 기념 미팅까지
오는 12~14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계 각층에서 회담성공을 염원하는 크고 작은 행사들이 다채롭게 준비되고 있어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부인병 전문의료원인 강남 상당한의원은 회담기간 동안 150여명에게 초음파검사·경락기능검진 등 무료진료를 할 계획이다.
또 남북정상들이 만나는 순간 샴페인을 터뜨리고 손님 중에서 남북정상들과 가장 닮거나 흉내를 잘 내는 사람은 완치될 때까지 공짜로 치료해주기로 했다.
결혼정보회사 ㈜선우는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 두 사람과 얼굴이 닮거나 성대 모사를 할 수 있는 남녀들을 모집, 11일 그룹 미팅 이벤트를 갖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대통령·김총비서와 얼굴이 가장 닮은 사람을 뽑는 「무늬만 대통령·총비서 선발대회」, 성대 모사를 가장 잘하는 사람을 뽑는 「목소리만 대통령·총비서 선발대회」 등 이색 경연대회가 열리며 남북정상회담 및 통일과 관련된 퀴즈와 각종 게임 등도 마련된다.
모형으로 만들어진 판문점 세트 안에서 진행되는 이날 미팅에서 만나 결혼에 골인하는 「남북정상회담 기념 커플」에게는 금강산 여행권이 상품으로 지급된다.
선우 관계자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이 정치권이나 실향민 등 사회 일부층에만 국한돼 있는 것 같아 더욱 많은 젊은이들에게 이번 회담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이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코인도 정상회담개최를 기념, 「이코인 인터넷화폐」를 2,000매 발행하고 판매수익금을 전액 통일관련기구에 전달하며 홍보 기념용으로 1,000원권 6,120매(6월12일 기념)를 북한관련 NGO(비정부기구) 등에 선착순으로 무상증정하기로 했다.
이코인의 수익금 전액은 컴퓨터를 구입해 「우리민족서로돕기 운동본부」 「실향민의 자녀」 「 이북5도위원회」 등에 기증한다는 계획이다.
회담성공을 가장 기원하는 사람들은 누가 뭐래도 실향민. 실향민들이 즐겨찾는다는 북한 냉면전문음식점 모란각 청주점은 회담기간 동안 실향민 1세대에게 평양 꿩냉면·갈비탕 등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업소 주인인 유근희(36)씨는 『요즘 실향민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을 보고 조금이나마 향수를 달래주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종교계도 나서고 있다. 조계종은 오는 12일 정오에 전국의 2,000여 사찰에서 회담의 성공과 통일을 염원하는 타종을 일제히 실시한다. 조계종 관계자는 『한반도 7,000만 불자들에게 평화와 통일의 초석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6·25전쟁 때 홀홀단신으로 월남한 김기성(76·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씨는『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잘 돼 이제는 총부리를 거두고 이산가족상봉은 물론이고 새천년 평화의 시대를 열었으면 좋겠다』라고 부푼 기대를 걸었다.
한영일기자HANUL@SED.CO.KR
입력시간 2000/06/0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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