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내년 중국시장을 노린다"

美테러후 보수적 투자…긴축경영 강화이번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4ㆍ4분기 이후 기업들의 경영전략은 '긴축과 유동성 확보, 그리고 중국시장 적극 공략'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기업운영이 더욱 보수적으로 기울고 있으며, '세계의 공장이자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긴축경영 강화, 현금흐름 중시 기업 10개중 9개(86.7%)꼴로 내년 투자규모를 줄이거나 현상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것은 경기침체로 가뜩이나 위축돼있던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미국 테러사태후 더욱 움츠러 들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투자축소기업 가운데 상당수(33.3%)는 내년 투자규모를 올해보다 25%나 줄이겠다고 밝혀 장기적으로 생산기반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기업들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현금 만들기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경영계획에서 최우선 고려대상으로 유동성 확보(43.8%)를 꼽은 것은 이를 반영한다. 미국 테러사태 등으로 국내외 경제가 상당기간 침체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특히 내년 대통령 선거등으로 국내 경제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현금확보가 최선이라고 기업들이 판단한 것이다. 유동성확보 준비방안으로 절반이상(56.3%)이 비용절감을 첫 손에 꼽고 있어 앞으로 인력축소 등을 포함한 허리띠 졸라매기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눈에 띄는 응답은 회사채발행(37.5%)을 유동성확보의 주요 방안으로 든 것. 이는 주가폭락으로 증자를 통한 자금조달(3.0%)이 힘들어지자 회사채 발행에 기댈 수 밖에 없는 기업들의 절박한 사정을 읽을 수 있다. 여기에는 경제상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회사채 발행을 서둘러 자금을 당겨두려는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재고물량 위험수위 아직 아니다 기업들의 현금흐름을 압박하는 주요인중의 하나인 재고물량 규모는 현재까지 평균 1~1.5개월분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 테러사태 후폭풍으로 세계시장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고 해도 아직은 기업들이 재고부담으로 인한 경영위협을 심각하게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현재의 시장여건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고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같은 상황이 두달이상 지속된다면 재고 누적속도가 빨라져 현금흐름을 경색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조사에서 현재 재고물량이 '1개월분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3.3%, '1~2개월분'은 30.0%에 달했다. 반면 재고물량이 현금흐름에 압박을 가할 수준인 '2~3개월분'에 달하는 곳이 10.0%, 위험수위로 보여지는 '3개월분 이상'인 곳도 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일부 기업들에게는 이미 '재고물량 위협'이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무응답 기업도 전체의 13.3%에 달해 경영위기 요인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기업들의 속성을 감안할 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한 재고물량 부담이 점차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갖게한다. 이를 반영하듯 기업들의 31.0%는 '최근의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조정 또는 생산감축 의사를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환율은 하락, 금리는 소폭 상승 대부분의 기업이 환율은 약간 하락하고 금리는 현재 수준 또는 조금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년 기준환율을 1,250원으로 잡은 기업은 36.7%(11개)로 가장 많았고 현재보다 환율이 10%포인트 하락한 1,150~1,200원 정도로 잡은 기업도 23.3%(7개)에 달했다. 이같이 현재수준 이하로 기준환율을 잡은 기업이 60%에 달한 것은 미 테러 사태이후 경기가 불확실해지면서 경영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우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와 비슷한 1,300원으로 예상한 기업이 26.7%(8개)로 나타났으며 1,270원이 6.7%(2개), 1,280원과 1,290원이 각각 3.3%(1개씩)로 집계됐다. 기업들은 내년 금리(3년만기 회사채 기준)에 대해서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리가 7%대가 될 것이라는 응답이 43.4%(13개)로 가장 많았으며 5%대와 6%대가 각각 16.7%(5개)로 뒤를 이었다. 이에반해 9%대가 10%(3개), 8%대는 6.7%(2개), 10%대는 3.2%(1개) 등으로 금리를 높게 예상한 기업도 전체의 1/5에 달했다. 신용등급이 우수한(AA-) 기업이 6.0% 안팎, 등급이 낮은(BBB-) 기업이 10.25% 정도에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어 기업들이 내년 금리급등 가능성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시장에 희망을 건다 기업들의 중국 열풍은 앞으로 더 세질 전망이다. 테러여파로 미국시장이 불투명해지자 중국시장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4ㆍ4분기 이후 신규 개척및 확대에 주력할 시장으로 절반이 중국을 지목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삼성ㆍLGㆍSK 등이 중국 전문가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중국업체나 금융기관과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업들은 그러나 중국을 중요시하더라도 기존 주력시장인 북미ㆍ유럽ㆍ동남아 시장(각 13.0%)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임석훈기자 조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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