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라인, 미국 현지법인 설립… 북미·유럽 공략

라인USA 신임 대표에 콘텐츠 마케팅 전문가<br>한국계 지니 한 내정 이르면 9월 정식 출범




NHN이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북미 및 유럽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새 수장으로는 한국계 미국인인 지니 한(44) 전 파라마운트픽처스 수석부사장이 내정됐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NHN은 이르면 9월께 라인의 북미와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별도 법인 '라인USA'를 설립할 예정이다. NHN이 미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것은 지난 2005년 NHNUSA를 설립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NHN은 NHNUSA를 설립하고 대대적인 북미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게임 플랫폼인 한게임의 일부 게임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동안 NHNUSA 대표를 거쳐간 인물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 남궁훈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 이석우 카카오 대표 등 쟁쟁한 인물일 정도로 미국시장 공략에 공을 들였음에도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NHN은 일단 라인USA를 기존 NHNUSA와 별도로 운영한다는 계획이지만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NHNUSA를 라인USA와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라인이 NHN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미 NHN은 지난 4월 일본법인인 NHN재팬의 사명을 라인주식회사로 변경했다.

라인USA는 미국 LA에 사무실을 두고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와 유럽시장 전반에서 라인 서비스를 전담할 예정이다. 신임 대표는 현재 NHNUSA 총괄이사로 근무 중인 지니 한 전 패러마운트픽처스 수석 부사장이 맡는다. 한 이사는 지난해 말 NHNUSA에 합류한 이래 라인 마케팅을 전담하며 스페인 내 라인 가입자를 3배 이상 끌어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당시 스페인 전역에 방영된 라인 광고는 스티커로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해 스페인 유튜브 인기 순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현지 젊은이들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기도 했다.


한 이사는 9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와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삼성전자 미국법인과 KAIST 초빙교수로 근무하다 영화 업계로 자리를 옮겨 드림웍스 부사장, 패러마운트픽처스 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콘텐츠 유통과 인수합병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는 등 미국 내 대표적인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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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이 북미와 유럽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것은 현재 1억7,000만명에 달하는 라인 가입자의 절반 이상이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 집중돼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라인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미국 '왓츠앱'과 중국 '위챗'이 각각 4억명과 3억명의 가입자를 앞세워 최근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점유율 1위인 '카카오톡' 역시 하반기부터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어서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시장의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NHN 관계자는 "라인USA 설립과 관련해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며 "미국와 유럽에서 라인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펼쳐 올해 목표치인 누적 가입자 3억명을 조기에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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