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몽구회장 경영신화 이어갈까

작년 현대車 돌풍이어 美·中현지공장 '승부수'"신화는 계속 되는가."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이 급변하는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과 중국 현지공장 건설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해 현대차 그룹 3사의 당기순이익 2조원 달성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 도약의 선풍을 일으켰지만,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대우자동차 인수로 국내시장 점유율 축소가 불가피해진데다 ▦미국의 통상 압력 강화 등으로 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도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는게 업체의 대체적인 견해다. 정 회장이 심혈을 기울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와 테라칸은 계약 후 각각 100일과 20일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다임러크라이슬러와 전략적 제휴를 가속, 글로벌 경영능력을 인정 받고있다. 하지만 정 회장의 경영 능력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차의 성공은 대우차 부도, 내수시장 폭발, 특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이 크다"며 "EF쏘나타, 그랜저 XG 등 승용 부문의 인기 차종도 정세영 전 회장 시절의 연장선에 있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또 르노에 이은 GM의 국내 시장 진출도 내수 시장 수성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해 현대ㆍ기아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5.7%. 하지만 GM이 인수한 대우차는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1.8%에서 내년에는 20~30% 수준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ㆍ유럽ㆍ중국 등에 100만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확충하는 등 정 회장 주도의 해외 진출 계획의 성공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현대차는 지난 80년대 캐나다 부르몽에 진출했다가 철수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해외 공장 건설은 통상 압력과 환율 리스크 등을 해결하고 '글로벌 톱 5'로 발돋움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도 "초기 적자나 부품조달과 문화적 차이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회장의 승부수가 한국경제의 앞날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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