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SC제일은행, '인력 빼가기' 또 구설수

산업銀 외환옵션 딜러·하나銀 기업전담 외환딜러·우리銀 법률전문가 등 스카우트<br>시중은행 전문인력 '인재 지키기' 부실도 문제

지난해 신한은행의 마케팅 전문가 3명을 스카우트 해 법정 싸움까지 벌였던 SC제일은행이 최근 적극적으로 외부 인력 확보에 나서며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SC제일은행의 인력 빼가기가 상도의를 넘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시중은행의 인재 지키기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달 산업은행으로부터 외환옵션 딜러 1명을 스카우트했다. 또한 하나은행으로부터 기업전담 외환딜러(Corporate Dealer)를 스카우트했고, 우리은행으로부터도 법률전문가 1명을 데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SC제일은행이 최근 스카우트에 열을 올리자 시중은행들은 지난해의 공격적인 인력 빼가기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SC제일은행이 70여명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을 개설하며국민은행의 기업전담 외환딜러와 하나은행의 옵션 담당자 등 시중은행들로부터 상당수 인력을 빼갔기 때문이다. 파생상품 마케팅 전문가 3명을 뺏긴 신한은행은 지난해 7월 법원에 `경쟁영업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법정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이 신한은행측 가처분 신청을 기각해 마땅한 대응책을 찾기 어려운실정이다. 특히 SC제일은행이 딜러 등을 집중적으로 채용했던 지난해와 달리 최근에는 중소기업과 법률 쪽 등으로 스카우트 영역을 넓히고 있어 시중은행들의 고민은 더욱깊어지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서 장기간 연수와 교육으로 키워놓은 전문 직원을제대로 활용할 틈도 없이 일부 외국계에 뺏기고 있다"며 "상도의는 무시한 채 무조건 돈으로만 밀어붙이는 것이 신토종은행화 전략이냐"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시중은행들이 전문성 높은 직원들을 제대로 대우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인재를 지키는 근본적 해결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등 일부 은행은 딜러나 파생상품 설계자인 `퀀트(Quant)'등 전문가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해 인력유출이 상대적으로 심한 실정이다. 하나은행 한 관계자는 "SC제일은행 외에도 올초에 스위스계 은행으로 채권전문딜러가 옮겨가는 등 외국계로 인력이 수시로 빠져나가 남은 직원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며 "그러나 합병이후 승진이 늦어진 데다 노동조합 반대로 따로 성과급도받지 못하는 실정이라 거액을 제시하는 외국계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에 옵션딜러를 뺏긴 데 이어 네덜란드계 은행에 금리.통화스와프(IRS. CRS) 딜러까지 스카우트 당한 산업은행은 이직 직원들이 지난 2000년 `산업은행이버린 사람들의 협의회(산버협)'라는 단체까지 결성할 정도로 전문가 관리를 소홀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일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 직원이라도 금융시장 전문가들에게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전문 인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놓친 시중은행들이 경쟁력에 맞는 보상을 해 주는 외국계은행을 비판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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