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 中경제에 대한 잘못된 경고

최근 중국의 노동력 부족과 임금 상승 압력이 증가하면서 이로 인해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상당 부분 과장되고 왜곡된 측면이 있다. 첫번째 경고는 선전시가 오는 7월부터 홍콩과 인접한 경제특구 내 최저임금을 23% 올리겠다는 제안을 한 데서 나왔다. 현재 690위안인 최저임금을 800위안 내지 850위안으로 올리겠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세계 일각에서는 중국의 임금 인상이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며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지난 92년 이후 매년 두자릿수 이상의 성장하면서 선전시의 최저임금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역 경제의 가파른 성장세가 노동력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선전시 경기가 심각한 불황에 빠진다면 최저임금은 동결될 것이고 임금 인상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임금이 인상됐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호황을 띠고 있다는 증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임금 상승률은 중국 경제 성장률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다. 물론 임금 상승은 제조업의 비용 부담을 야기한다. 특히 티셔츠 등 노동집약산업의 경우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조차도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현상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야말로 산업 구조가 노동집약의 경공업에서 첨단사업으로 고도화돼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중국의 수출 주력 품목의 변화에서도 증명된다. 93년 전체 수출에서 29%를 차지했던 섬유ㆍ의류의 비중은 지난해 9%선에 그쳤다. 이에 반해 기계ㆍ전자 등 첨단제품의 수출은 같은 기간 동안 무려 세 배 이상 증가해 전체의 56%로 올라섰다. 섬유ㆍ의류산업도 수출 비중은 줄었지만 생산력 향상 덕택에 세계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또 고임금을 피해 선전시에서 이탈한 자본이 값싼 노동력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중국 경제 전체로 보면 이익이 될 수 있다. 또 중국의 임금 인상은 거꾸로 구매력의 향상을 야기하기 때문에 세계 경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임금 인상=경쟁력 저하’라는 도그마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