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영국 석유회사인 다나페트롤리엄사의 지분 62.26%를 확보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성공함으로써 자원개발 역사에 새로운 한 획을 긋게 됐다. 지금까지의 소극적 자원개발에서 적극적 자원확보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신호탄인 셈이다. 지난 2008년 처음으로 해외 석유개발회사 인수에 나선 후 3년 만에 적대적 M&A를 시도해 성공한 것.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를 통해 정부와 석유공사가 목표로 제시한 오는 2012년 하루 생산량 30만배럴, 보유량 20억배럴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다나사는 현재 유럽과 아프리카에 36개 생산광구를 가진 대형 회사로 석유공사가 유럽과 아프리카에 본격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자원개발 역사에 첫 적대적 M&A 기록=해외 석유개발사업에 대한 투자액은 2005년 9억9,300만달러로 10억달러를 밑돌다가 2006년 19억9,300만달러로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2007년에는 22억3,100만달러로 증가했다. 2008년 투자액이 26억7,5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동시에 회사 인수(M&A)에 나서기 시작했다. M&A 투자규모는 2008년 12억5,500만달러를 시작으로 지난해는 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비스트에너지사를 인수하면서 33억9,400만달러까지 증가했다. 석유공사는 생산량과 자원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석유자산과 회사 인수에 지속적으로 나서고 있다. 페루의 사비아페루, 캐나다의 하비스트에너지, 카자흐스탄의 슘베 등을 인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미주와 옛 소련 지역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 다나 인수에 성공함으로써 북해와 아프리카까지 영역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투자규모는 지분 100%를 기준으로 18억7,000만파운드, 한화로는 3조4,400억원으로 지난해 석유공사가 인수한 하비스트의 4조6,000억원보다는 작지만 실제 광구 인수가격만 따지면 더 크다. 하비스트는 공장설비까지 포함된 가격이다. ◇다나 지분 75% 이상 확보 추진, 상장폐지 통해 석유 매장량 확보=석유공사는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 50%를 확보했지만 상장폐지에 필요한 지분 75% 이상을 넘기기 위해 최소 2주 이상 공개매수를 지속하기로 했다. 석유공사는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주주들에게 즉각 수용을 촉구하는 동시에 제안수용 기간을 연장했다. 석유공사는 75% 이상 지분을 확보하면 다나사 상장폐지에 나설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이번 공개인수로 지분의 65%가량을 확보해 시장에 유동성이 크게 줄어든 만큼 다른 주주들도 공개인수에 적극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 회사법에서는 최대주주가 90% 이상의 주식을 확보할 경우 잔여주식에 대한 강제 매집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다나사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함에 따라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경영진 선임 등 최대주주로서의 경영권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 경영진의 교체 가능성도 높다.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다나사 창립 멤버이면서 현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임원들은 적당한 대가를 받고 물러나게 될 것"이라며 "전문ㆍ기술 인력들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주개발률 1%포인트 이상 상승, 자원개발 영역 확대=석유공사는 다나사 인수로 우리나라의 석유ㆍ가스 자주개발률이 지난해 말 9%에서 올해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자주개발률은 2005년 4.1%에서 2006년 3.2%, 2007년 4.2% 등 답보 상태였지만 2008년 M&A에 나서면서 5.7%, 지난해 캐나다하비스트사 인수 등으로 9.0%로 높아졌다. 다나의 확보 매장량은 인수 추진 중인 선코사를 포함할 경우 캐나다 하비스트와 비슷한 규모인 총 2억2,300만배럴에 이른다. 올해도 상반기에 미국 린치 캐논사와 캐나라 혼리버ㆍ웨스트컷뱅크 개발사업 등 12개사의 석유개발사업을 진행했지만 큰 건의 M&A는 이뤄지지 않아 자주개발률이 정체된 상태였다. 다나사는 영국ㆍ노르웨이ㆍ네덜란드 등 북해와 이집트ㆍ모로코ㆍ세네갈ㆍ모리타니ㆍ기니 등 아프리카 지역에 탐사ㆍ개발ㆍ생산광구를 보유하고 있다. 석유공사는 다나사가 북해ㆍ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