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월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3조 8,000억원(전월 대비) 불어난 750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월 기준으로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3년 이후 최대다. 통상 설 연휴가 끼어있는 달은 이사수요가 급감하고 은행의 영업 일수도 줄어 가계대출도 쪼그라들지만, 올해는 달랐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가 부동산 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 1, 2월 가계대출은 겨울철 이사 비수기임에도 전년 말보다 총 4조 4,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1조원)의 4배가 넘는다. 3월에는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인 1.75%로 내려가고 주택매매도 활기를 띠면서 가계대출은 더 큰 폭으로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2월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예금취급기관 주담대는 3조 8,000억원 증가했고,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 기타대출은 변동이 없었다. 주담대 대출 잔액은 2월 말 현재 465조 8,000억원, 기타대출은 284조 4,000억원이다.
기관별로 보면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활발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2월 중 3조 4,000억원 불었다. 전년 동기보다 약 2배 많은 규모다. 반면 저축은행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대출은 4,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비수도권 가릴 것 없이 모두 대출이 증가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가계대출은 2조 2,000억원 불어 지난해 2월 증가폭(1조 5,000억원)보다 7,000억원이 많았다. 비수도권도 1조 6,000억원이 늘어 지난해 2월(1조 4,000억원)보다 2,000억원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