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산운용사 중소형주 펀드 투자 전략은… '주마가편'

코스닥 강세에 수익률 고공비행

새로운 펀드 발굴 모험 줄이고 성과 좋은 기존 상품은 더 키워

연계 상품 개발 몸집 불리기도


성장성이 높거나 저평가된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중소형주 펀드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이 16%에 육박할 정도로 고공비행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 펀드에 주력하는 자산운용사들은 최근 코스닥시장이 강세를 지속하자 새로운 펀드를 설정하는 대신 성과가 좋은 기존 펀드를 대표주자로 키우거나 연계 상품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채권혼합형펀드'의 설정액이 지난 14일 100억원을 돌파했다. 상품이 출시된 지 9일(영업일 기준) 만이다. 올해만 국내주식형 펀드에서 벌써 1조7,137억원이 빠져나간 점을 고려할 때 특정 공모 펀드에 단기간에 100억원이 쏠린 현상은 이례적이다.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은 코스닥 장세장 속에서 자사의 주식형 펀드인 '현대로우프라이스주식형펀드'가 선전하자 연계 상품을 출시하고 판매망을 확대하는 '주마가편' 전략을 펴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코스닥 강세장이 점쳐지고 있어 마케팅 역량을 끌어올리기에 더없이 좋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주식형펀드'는 최근 1년(3월 16일 기준)간 32.1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국내 중소형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펀드가 3년 수익률에서도 95.33%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며 안정적인 운용능력을 보이자 현대인베스트먼트운용은 3일 이 펀드를 채권혼합형 상품으로도 출시했고 9거래일 만에 100억원을 끌어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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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중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대표는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채권혼합형에 하루 평균 1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2만5,000원 미만의 저가주를 편입하는 핵심전략을 혼합형에도 그대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IBK자산운용도 중소형주 펀드를 퇴직연금으로 출시하는 등 중소형주 펀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IBK중소형주코리아펀드'는 최근 1년간 29.72%의 수익률을 올리며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주식형펀드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이 펀드 역시 최근 5년간 111.85%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자 2월23일 퇴직연금상품으로도 출시됐다. 다만 연금펀드가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용돼야 하는 점과 현재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40%로 제한돼 있는 것을 감안해 채권혼합형으로 출시됐다.

중소형주 펀드가 우수한 성과를 보이면서 판매사들의 구애도 늘고 있다.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주식형펀드는 올 들어 삼성증권과 신한은행으로 판매사를 확대했다. 특히 운용사 입장에서 리테일 판매에 압도적 강점을 보이는 은행을 판매사로 확보하면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이달 중 NH농협은행에서도 이 상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IBK중소형주코리아펀드도 올 들어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판매사를 늘려나가고 있다. IBK자산운용 관계자는 "올해도 중소형주 강세가 이어지면서 판매사들이 중소형주 펀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증권사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꾸준히 늘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리테일 대신 기관을 상대로 중소형주 펀드 알리기에 적극적인 운용사도 있다. 중소형주 펀드의 수익률이 급등하자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형주 펀드는 올 들어서도 평균 7.89%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279억원이 순유출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주 펀드 성과가 좋지만 차익실현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리테일 시장에서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점이 다소 있다"며 "기관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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