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아파트 실패는 정부가 사실상 자초"
분양가상한제 적용안되는 지역서 시범사업
정두환 기자 dhchung@sed.co.kr
‘반값 아파트’ 시범사업지인 군포 부곡 지역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 곳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가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아파트의 분양 실패를 사실상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군포 부곡 같은 미니신도시급 면적에 교통여건도 좋지 않은 지역을 시범사업지로 지정해 이 같은 지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17일 대한주택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군포 부곡지구 내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이다. 주공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분양한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아파트는 지난 2004년 8월 사업승인을 받은 곳으로 분양가상한제 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실제 분양가 책정 과정에서는 상한가를 적용했다”며 “구체적인 분양가 산정내역은 공개 대상이 아니어서 밝힐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특히 주공은 환매조건부 시범단지에 단순히 분양가를 10% 낮춘 것 외에 일반 공공분양과 같은 분양가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는 등 서민의 부담을 낮추려는 최소한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
실제로 부곡지구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아파트의 건축비는 3.3㎡당 455만원 안팎으로 최근 주공이 분양한 파주신도시 운정지구 아파트보다 30만~50만원 정도 비싸게 책정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84㎡형의 경우 분양면적이 110㎡(33평)이므로 1,000만~1,500만원 안팎의 추가 분양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택지비 역시 ‘조성원가의 110%’를 적용해 일반 공공분양아파트와 차이를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주공의 이번 토지임대부ㆍ환매조건부 분양주택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물리적으로 ‘반값아파트’의 시범단지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범단지를 분양한 군포 부곡지구는 주변에 이렇다 할 기반시설조차 없는 외곽지역인데다 지구 면적이 47만3,300㎡, 주택 수가 3,000가구가 채 안돼 일반 재개발단지 규모에 불과한 미니지구다.
민간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시범사업의 경우 수요자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최상의 사업여건을 갖춘 입지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가격 거품을 뺀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값아파트’ 시범단지는 난센스에 가깝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0/17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