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훈 대법원장은 최근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때 보다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 대한 법원의 발부기준이 한층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대법원의 한 관계자는 4일 “이 대법원장이 지난 2일 실ㆍ국장과의 간담회에서 압수수색 영장은 국민의 신체ㆍ재산을 제약하는 마지막 수단으로 법관이 엄격하게 심사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영장심사 강화를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법원장은 이어 “(영장 기각을 놓고) 가끔 논란이 되는 것은 그동안 법원이 제대로 심사를 하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법원장의 발언은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사건에 연루된 고등법원 부장판사 부인의 금융계좌와 관련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된 후 나와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 대법원장은 3월 전국 수석부장판사회의 후 대법원장 공관에서 주최한 만찬에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할 때는 구속영장처럼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대법원장은 당시 “(수사를 위해 1년치 장부만 필요한데도) 몇 년치 장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발부해주는 바람에 기업활동이 중단되는 사례도 있다. 실제 수사에 필요한 부분만 엄격하게 (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러나 “대법원장의 말씀은 포괄적으로 청구되는 압수수색 영장을 평소 엄격하게 심사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한 일반적인 언급”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수도권 지역 영장전담판사회의를 열고 압수수색 영장 발부기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