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과 주부들의 투자 성향을 읽을 수 있는 재테크 서적 코너에서 주식투자 관련 책이 사라지고 10억 벌기 등 자산 관리와 돈 굴리기 방법을 안내하는 책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창업ㆍ장사에 관한 관심은 줄어든 반면 부동산과 땅 투자에 관한 책 열기도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인터넷서점 YES24가 올 상반기 투자ㆍ재테크 도서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주식ㆍ증권 분야는 지난해 상반기 4만2,000권에서 올해 같은 기간 1만9,000권으로 절반이나 감소했다.
반면 금융상품 전반과 기본적인 자산관리 방법을 안내해주는 재테크 일반 서적 판매는 2배 이상 증가했다.
7~8월 투자ㆍ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 집계에서도 `한국의 부자들` `나의 꿈 10억 만들기` `돈 관리법 30가지` `30부터 준비하는 당당한 내인생` `월급만으로는 살 수 없다` `행복한 부자들의 돈버는 습관` 등 부자의 사고방식과 부자가 될 수 있는 요령을 가르쳐 주는 책들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재테크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안에 증권 관련 서적은 한 권도 끼지 못했다.
YES24 강병국 이사는 “재테크 책 판도는 불황 장기화로 직장인들이 느끼는 위기의식과 꿈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주식으로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구질구질하게 살아라-2030 샐러리맨의 10억 모으기`라는 재테크 책 제목처럼 절약과 분산 투자의 미덕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문고 재테크 서적 코너에서도 증권ㆍ창업 관련 서적이 퇴조한 반면 10억 벌기와 부동산ㆍ경매 이야기가 앞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3000만원으로 시작하는 부동산 투자 101가지` `30대부터 시작하는 부동산 노테크` `부자들이 땅땅거리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다` ` 부동산으로 대박 나는 99가지, 쪽박나는 32가지` 등이 투자자들의 손때를 타고 있다.
재테크 서적 코너 강경민 북 마스터는 “지난해부터 몰아친 부자 열풍이 이제는 금액은 10억원, 대상은 부동산으로 구체화한 것 같다”며 “호황 때 쏟아졌던 주식 책은 고정 독자들 외에는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씨는 그러나 “증시가 `상투`였을 때 주식 관련 책이 쏟아진 것처럼 요즘 부동산 관련서적의 인기는 아파트와 땅 투자의 끝물을 상징하는 것인 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