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다시 시작이다

포항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동해안의 작은 항구이던 이곳에 지난 1973년 국내 최초의 일관 제철소가 세워지면서 근대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설립 당시 연간 100만톤 규모의 조강능력을 갖춘 작은 철강회사에 지나지 않던 포스코는 이제 연간 3,300만톤의 조강능력을 바라보는 세계 2위권의 철강회사로 발돋움했다. 구랍 29일 기자가 이곳을 찾았을 때 오후10시가 지났음에도 포스코는 대낮처럼 불을 환히 밝히고 흰 연기를 내뿜으며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튿날 아침에 찾은 포항 죽도시장. 연말연시인 요즘 장사가 좀 되는지 궁금했다. 이곳에서 20여년째 생선 장사를 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그저 그렇다”며 심드렁하게 답하면서도 “대통령도 새로 뽑혔으니 새해에는 좀 나아지겠지”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포항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고향이다. 이 당선자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지만 초ㆍ중ㆍ고등학교를 포항에서 다녔다. 중학생일 때 죽도시장에서 노점상을 하며 ‘아이스케키’를 팔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이 당선자에 대한 포항시민들의 애정과 기대는 사뭇 커보였다. 실제로 시내 곳곳에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이 당선자의 당선사례와 함께 그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지역 단체들이 내건 펼침막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자동차, 조선 산업이 발달한 울산ㆍ거제와 함께 포항은 지방도시 중에서도 제법 잘 사는 곳에 속하는 지역이다. 하지만 이곳 역시 최근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대형마트의 잇따른 출점으로 재래시장은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사람들은 늘 새로운 희망을 품는다. 많은 국민들은 올 한 해 경제가 살아나고 집값이 안정되며 사교육비 부담이 덜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지도자 혼자서 해결할 수는 없다. 이 당선자를 지지했건 아니면 반대했건 새로운 대한민국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영일만의 기적’을 일군 포스코 포항공장 입구에는 다음과 같은 간판이 내걸려 있다. ‘자원은 유한하지만 창의는 무한하다.’ 포스코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듯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선진화와 세계화로 나아가는데 우리 국민 모두의 지혜와 창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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