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가 안전예산 운용도 재정비가 시급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대국민담화에서 안전 관련 정부조직 개편과 민관유착·관피아 척결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다만 세월호 참사 같은 안전사고를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 로드맵과 개혁작업을 뒷받침할 예산에 대해서는 추상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기존의 국가안전 기본계획을 대체할 '안전혁신 마스터플랜'을 새로 짜고 국가안전처에 안전 관련 예산 사전협의권과 재해예방 특별교부세 배분 권한을 준다는 게 전부다.

관련기사



현오석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정부가 올해 쓸 수 있는 공공질서·안전 예산이 18조~19조원대에 이른다고 보고했다가 야당 의원들로부터 면박만 당했다. 법원·검찰·경찰·소방예산과 예비비, 각 부처의 세월호 참사 지원금과 예비비까지 뭉뚱그린 뻥튀기 예산이라는 핀잔을 들었을 정도다. 무엇이 안전예산인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탓이다. 국가안전기본계획상의 올해 재해·재난예산은 9조4,535억원이나 기획재정부가 1일 대통령 주재 재정전략회의에 보고한 액수는 3조8,000억원(사회간접자본 제외)이 고작이다. 무려 2.5배의 차이가 난다. 안전예산 계획과 배정이 제각각 이뤄지고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검증하는 장치조차 없는 실정이다. 관련 예산 분류·운용체계를 정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중복투자 등 비효율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산을 교육훈련, 안전 관련 장비·시스템 등에 내실 있게 쓰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절차다.

정부가 안전예산을 집계조차 못할 정도로 관리체계가 엉망인데도 이에 대한 대수술 방침이 보이지 않는 것은 유감스럽다. 소홀했던 안전예산 확충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세수부진으로 박 대통령의 임기 중 대선공약·국정과제 이행에 투입하기로 한 135조원 확보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인 만큼 정책 우선순위의 재조정도 불가피해 보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