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통합거래소 금융허브 견인차되길

증권거래소ㆍ코스닥시장 및 선물거래소를 하나로 묶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19일 창립주주총회를 갖고 공식출범 함으로써 선진 자본시장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마침 이를 축복하듯 코스닥을 중심으로 증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러나 통합거래소가 본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거래비용 감소와 이용자 편의 등 효율성 및 국제경쟁력 강화측면에서 넘어야 할 고개가 너무 많다. 우선 외형적 통합이 아니라 기능적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자본시장 통합은 필연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내에서 거래소와 코스닥의 시장간 경쟁으로는 치열한 국제시장간 경쟁을 헤쳐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시장은 시장간 경쟁으로 인한 중복투자 등으로 거래비용이 높아 뉴욕ㆍ도쿄ㆍ런던은 커녕 홍콩ㆍ싱가포르와도 경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통합의 명분인 효율성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거래소의 앞날이 달렸다. 통합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뒷전으로 밀려난 장기비전 제시 및 구체적 운용계획 마련이나 세 조직이 통합된 데 따른 잉여인력 처리, 전산통합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외국에 비해 2~3배 높은 각종 거래비용의 인하는 기대하기 어렵다. 효율성 제고는 우선 중복된 조직을 단일화해 내실을 다지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결제ㆍ상장조건 등을 단순화해 회원사 부담을 낮추고 국제경쟁력을 갖추는 것도 시급하다. 그동안 국내자본시장은 국내기업까지도 상장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기업의 장기자본 조달이라는 증권시장 본래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시중엔 유동자금이 넘치는데도 오랜 기간 주식시장은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해 왔기 때문이다. 증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부실기업의 시장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감시기능을 강화하고 외국기업에 대한 장벽도 제거해야 한다. 통합의 시너지 효과와 자본시장의 성숙도를 높이기 위해서 국제화시대에 걸 맞는 인재양성도 빼놓을 수 없다. 세 조직이 단합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주식회사 한국증권선물거래소는 동북아 금융허브의 중추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이사장 및 임원 선임처럼 화합하지 못하고 삐걱거린다면 덩치 값 못하고 속빈 공룡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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