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6월 3일]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정치세력이 사활을 걸었던, 짧게는 13일간의 '선거전쟁'이 끝났다. 정치권이 오랜만에(?)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6ㆍ2 지방선거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름의 의미가 컸다. 정권의 중간평가적 성격 때문인지 이번 6ㆍ2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여당이나 야당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다 쏟았다. 국민의 마음속까지 다가서려는 진지한 모습도 있었지만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네거티브 전략은 물론 흑색선전ㆍ관권선거 등의 논란까지 일으키면서 총력전을 펼쳤다. 그만큼 치열했다는 것인데 승리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한편에서는 국민보다 그들 정치세력만을 위한다는 인상이 어느 때보다 컸던 선거이기도 했다. 그래서 표 앞에 고개를 숙인 정치세력의 순수함에 일부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과연 현재의 고개 숙임이 정말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뼛속까지 인정한 것'인지 말이다. 정치세력은 늘 그래왔다. 중앙정부의 권력을 잡는 대통령선거, 의회권력을 부여받는 국회의원선거, 그리고 지방권력을 갖는 지방선거 전후로 정치권의 모습은 바뀌었다. 국민을 상대로 한 공약(公約)은 헛된 약속으로 추락한 사례가 수없이 반복됐고 표 앞에서 고개 숙였던 정치세력은 되레 국민 위에 군림해왔다. 오죽하면 '표를 찍었던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극단적인 표현마저 등장하겠는가. 정치에 대한 높은 불신의 벽은 정치권 스스로 자초했다. 정치권의 결자해지 자세가 절실한 이유다. 권력은 허망하다 했다. 옛 왕조의 정치체제나 현재의 민주주의 정치체제에서도 마찬가지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특히 선거로 권력이 바뀌는 대의민주주의 체제에서는 더욱 그렇다. 비록 흩어져 있는 대중이지만 표로 나타난 표심은 경악할 정도로 정확한 심판을 하곤 했다. 빌려준 권력을 언제든지 다시 회수해왔다. 잠시의 눈속임은 가능하지만 영원한 눈속임은 불가능한 것도 이런 정치체제 탓이다. 지방정부가 새로 꾸려졌다. 국민은 4년간의 기회를 또 줬다.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 그것을 마음속에 깊이 새기고 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기를 유권자 중 한명인 기자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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