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국민은행장의 조건


"이렇게 치열한 때가 없었어요."

국민은행장 자리를 놓고 '별들의 전쟁'이 시작됐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곧 은행장을 뽑을 예정인데 과거 어느 때보다 후보가 많다. 자행 출신인 민병덕 행장이 나온 이후로 전ㆍ현직 임원들 사이에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과열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될 정도로 국민은행장의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번에 뽑히는 국민은행장은 큰 짐을 져야 한다. 외부적으로는 우리금융 민영화를 앞두고 있고 안으로는 성장동력이 꺼지고 있다.


당장 새 국민은행장은 KB만의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내부 목소리다. '신한인(人)'이라는 이름 아래 똘똘 뭉쳐 일을 해내는 신한은행에 비해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옛 국민과 옛 주택은행 출신이 아직도 '따로국밥'이다. 공통의 목표가 없다 보니 무한한 잠재력에도 국민은행은 치고 나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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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이나 프라이빗뱅킹(PB) 같은 차세대 동력도 더 키워야 한다. 국민은행의 강점인 소매금융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인터넷ㆍ모바일뱅킹의 확대도 국민은행의 힘을 떨어뜨린다. "기업금융을 살려야 국민은행이 산다"는 말이 임원들 사이에서 나올 정도다.

우리금융 민영화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은행장 밑에는 2만1,000여명에 달하는 식구들이 있다. 상황에 따라 은행과 조직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길로 노동조합과 직원들을 이끌어야 한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유력 후보로는 윤종규 KB금융지주 부사장과 최기의 KB국민카드 사장을 필두로 황태성 전 부행장과 김옥찬 부행장, 정연근ㆍ이달수 전 KB데이터시스템 사장, 손영환 KB부동산신탁 사장, 석용수 전 부행장, 허세녕 KB데이터시스템 사장 등이 있다. 누가 되더라도 앞서 언급한 능력을 갖춘 사람이 돼야 한다. 그것이 금융권과 국민은행 직원들의 바람이자 요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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