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2월 19일] 대형마트의 제조업체 길들이기

[기자의 눈/2월 19일] 대형마트의 제조업체 길들이기 생활산업부 김지영 기자 abc@sed.co.kr 최근 이마트가 품질저하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유통업체의 자체브랜드(PL) 우유제품의 판매중단에 이어 재판매에 들어가면서 대형마트의 제조업체 '길들이기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마트가 18일부터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생산하는 PL 우유에 대해 판매재개를 결정해 우유 전쟁은 일단 봉합수순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우유 전쟁이 아닌 대형마트에 반기를 든 제조업체에 대한 응징의 성격이 강했다"면서 "앞으로는 이 같은 일들이 재발되지 않았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내심 불안감을 완전히 털어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사건은 매일유업과 빙그레가 PL 우유에 대해 NB(생산업체 자체 브랜드)보다 품질면에서 떨어진다고 말한 것이 발단이 됐다. PL 제품 판매 중단에 대해 이마트는 표면적으로는 PL제조업체가 품질의 차이를 직접 밝힌 이상 제품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고 밝혔다. 물론 품질 우려가 있는 제품에 대해 유통업체가 판매를 중단한 것은 바람직한 처사다. 하지만 매일유업이 PL 우유를 공급한 지난 1997년부터 제품 패키지에 등급을 명시해온 이상 마트 측의 해명에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 10년 동안이나 무대응을 해온 것이며, 이제 와서 품질검사를 하겠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그동안은 PL 제품 등급에 대해 파악조차 못했다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일이 제조업체에 대한 괘씸죄(?) 적용이란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제조업체의 발언은 지금까지 PL 제품이 NB보다 가격은 훨씬 저렴하지만 품질은 동일하거나 더 우수하다고 말해왔던 유통업체 입장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사실 PL 상품을 둘러싼 제조업체와 대형마트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조업체들은 "대형마트가 제조업체에 PL 상품을 강요하고 이를 거절한 업체에 대해서는 마트 내에서 판매하는 곳을 줄이거나 유통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문제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의 눈치를 보는 제조업체들로서는 문제를 속으로만 삭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젠 달라져야 한다. 서로 동반자 관계인 대형마트와 제조업체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생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더 이상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먼저 유통업체들의 발상전환이 필요하다. 제조업체를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 PL 상품에 대한 사고들이 많이 터질수록 소비자 불신은 커지고 이는 결국 대형마트에 되돌아오는 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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