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0월 19일] 주택 공급, 주거양식 변화 반영할 때

대한민국 부동산시장이 보유에서 전세로,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하고 있다. '시세 차익'을 통한 자산 증식의 대표수단이었던 아파트의 매력은 떨어지고 철저히 '수익률' 위주로 투자를 결정하는 시대로 부동산의 가치 중심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소형주택에 대한 관심이다. 큰 시세 차익을 가져다 주던 대형아파트보다 높은 임대수익률을 보장하는 소형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위의 사회 변화와 맥락을 함께한다. 1~2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인구구조변화, 부동산의 주 구매세력인 베이비붐 세대 등이 최근 이뤄지는 '주택 다운사이징'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역세권 초소형아파트, 즉 '도시형 생활주택'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주택시장의 트렌드가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저가형 임대주택을 필요로 하는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부동산 가격상승까지 기대해 볼 수 있는 소자본 상품이다. '좋은 위치에 좋은 상품을 구성하여 공급'한다면 성공이 보장돼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이유로 도시형 생활주택이 대량공급되면 이에 따른 부작용도 반드시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도시슬럼화는 가장 우려되는 문제점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은 경제적 측면을 넘어 문화를 고려한 'For Better Housing(더 나은 주거문화 만들기)'을 이룩하기 위한 방편에서 이뤄져야 한다. 대량공급이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급격히 옮겨가는 현 시점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급자가 임차인의 니즈를 최대한 반영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철저하게 이용자의 입장에서 고려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고 차별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소형주택 관리시스템'도 정립해야 한다. 도시형 생활주택은 여러 소득계층을 고려한 디자인과 가격 등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월세 상품이 돼야 한다. 정부도 이를 고민해 월세형 임대주택이 바람직한 주거문화로 정착하는 데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