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高油價시대와 철도물류

철도청 물류사업본부장 유재영

러시아 유코스 사태와 이라크 남부 테러위험 등으로 국제유가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최근 뉴욕상업거래소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의 경우 한때 배럴당 45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해 국내 에너지 소비증가율이 경제성장률에 비해 지나치게 높아 고유가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고유가 시대에 진입하면서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 대량수송 등 운송 효율면에서 뛰어난 교통수단인 철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일본 운수관계 에너지요람에 따르면 철도 화물수송은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이 영업용 트럭의 16.6%, 자가용 트럭의 5.1%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수송수단별 에너지 소비량을 비교해도 철도를 100으로 환산했을 때 영업용 트럭은 603, 자가용 트럭은 1,943에 이른다. 국내 교통수단별 에너지 효율을 비교해보면 화물운송 부분에서 철도의 수송량이 18%를 차지하고 있지만 에너지는 약 6%를 소비하며 도로는 24%의 수송분담률에 66%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교통수송수단에 비해 철도가 에너지 소비 측면은 물론 배기가스 배출량 등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단연 으뜸가는 운송수단임을 말해주는 것이다. 특히 67조원에 달하는 국가물류비 가운데 수송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66.6%에 달하고 이중 연료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12.9%에 이르고 있어 석유에너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적극적인 고려가 필요한 시기로 판단된다. 유럽 등 선진권에서는 이 같은 중요성을 인식, 철도 투자 확대와 철도수송 활성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의 경우 공공수송 개선을 목적으로 총 교통투자액 중 1/3인 128조원을 철도에 투자하고 있으며 오는 2010년까지 철도화물 8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 8월부터 트럭에 대해 도로부담금을 부과, 철도로의 화물수송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프랑스도 철도운영회사(SNCF)에 보조금 등 철도수송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화물자동차에 대해서는 주말 및 야간 운행, 적재중량과 운행속도 제한 등 에너지와 환경을 고려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그간 도로중심의 투자로 도로망이 대폭 확충된 반면 철도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흡, 대량화물이 발생하는 항만이나 산업공단 등을 직접 연결하는 선로가 부족해 철도수송 분담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향후 남북철도 연결시 남북교류 물동량의 수도권 통과에 애로점이 있어 수도권 우회철도망 건설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운영적 측면에서도 화물차에 대해 유류세를 경감하고 고속도로 통행료를 할인하는 등 지원책이 역으로 철도수송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교통세 배분 비율을 철도와 항만에 대해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철도 투자 확대정책이 전개되고는 있으나 철도 운영에 있어서도 도로 수요를 철도로 전이시키기 위한 각종 보조금 지급 및 유류세 경감 등 정부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철도 화물열차 1편성(화차 20량)은 화물자동차 50대가 동시에 움직이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 철도 화물수송의 확대는 국가물류비 및 교통혼잡비용을 절감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영국 등 유럽의 철도 화물수송 증가는 항구에 있는 철도역 시설정비와 내륙항만의 컨테이너야드 정비, 철도 인입선 건설 등 철도화물 인프라 정비를 통해 착실히 이뤄지고 있다. 이는 해당 부문에 대한 정부의 정책적 보조와 자동차와 철도의 연계 복합운송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우리도 철도화물 인프라 건설에 중점을 두는 한편 다양한 운임제도를 발굴하고 안전한 수송 서비스의 제공과 전체 물류망을 연결하는 정보화의 추진과 종합물류기능을 갖춘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며 도로중심의 수송체계에서 철도중심의 물류체계로 전환이 용이하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바로 이것이 고유가 시대, 국가물류비 절감을 통한 우리의 생존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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