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DMA 기술 메카 한국에 성지순례”

◎상용화 의심 선진국 업체 참관 러시/베트남 등 개도국선 기술진 연수도「한국을 배우자.」 세계 통신업계에 한국의 CDMA가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CDMA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가진 미국의 기업들도 실패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감히 용기있게 상용화를 못하던 고도 통신기술. 이를 무명이나 마찬가지이던 한국기업들이 어느날 상용화했다고 발표하더니 가입자가 1년만에 1백만명, 1년5개월만에 2백만명에 달했다. 이젠 누가 뭐라해도 상용화를 의심하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때문에 요즘 CDMA 이동전화 서비스업체인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 뿐 아니라 삼성전자·LG정보통신·현대전자 등 CDMA시스템 업체에는 통신선진국은 물론 개도국 통신업체 관계자들의 방문이 쇄도하고 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비결과 상용화의 노하우를 한 수 배우려는 기술진, 국내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려는 고위층들이다. 「성지 메카를 순례하는 듯한 대열」로도 표현된다. 미국의 모토롤러·루슨트테크놀로지스, 일본의 NTT도코모·IDO·DDI, 스웨던의 에릭슨, 캐나다의 클리어넷·BC텔, 이스라엘의 펠레폰, 브라질의 텔레브라스 등 배우고자 찾는 면면들도 화려하다. 베트남 등 개도국에서는 기술진을 장기파견, 연수를 시키는 등 더욱 적극적이다. 심지어 일본에선 지난 5월 NTT·후지츠·교세라 등 통신업체 관계자 22명이 「한국CDMA」참관단을 구성, 국내 각 관련업체를 순방할 정도로 열기가 높아 한·일간 기술이전의 전통적 관계가 통신분야에서 역전될 조짐도 나타난다. 최근 들어 세계 통신시장에서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CDMA신드롬」의 뿌리가 바로 한국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CDMA기술의 원천이 비록 미국이지만 상용화에 과감히 도전, 「한국이 만든 CDMA」라는 이미지를 확실히 구축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메모리 반도체분야의 생산대국이긴 하지만 한국의 반도체기술을 배우려는 열기가 CDMA만큼 뜨겁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세계 이동통신시장의 주류이던 유럽방식 GSM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의 신기술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국가로서, CDMA 보급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주도국, 종주국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CDMA는 GSM방식에 밀리는 듯 했지만 96년말 이후 급속히 CDMA 채택 국가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CDMA진영의 세력확장을 위해 각국 기업과 적극적으로 기술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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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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