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충북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증평군 보강천에서 잡은 흰뺨검둥오리 2마리에서 검출된 AI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유행했던 고병원성 H5N8형인 것으로 확인됐다.
AI 바이러스가 야생철새에서 검출된 것은 지난 9월 이후 처음이다.
충북도는 철새에 의해 다시 AI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면서 증평 보강천 반경 10㎞의 닭·오리 등 가금류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렸다. 증평군은 방역 차량을 동원해 보강천 주변에 대한 소독도 강화하고 있다.
증평군과 인접한 진천군, 음성군 등 충북 중부지역에서는 지난 1월 27일 AI가 처음 발생한 뒤 바이러스가 삽시간에 퍼져 2개월여 동안 109개 농가에서 오리 93만6,000여 마리와 닭 87만3,000여 마리 등 180만9,000여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한 바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증평 등 중부지역은 올해 초 AI가 번성했던 지역인 만큼 인근 지역 가금류의 이동제한 조치를 했다"며 "가금류 농가에 대해 전화예찰을 하면서 축사단위의 소독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충북 증평은 청주, 진천, 음성 등과 함께 이달 3일 구제역이 최초 발생한 지역이다. 충북에서는 지난 3일 구제역이 첫 발생해 지금까지 1만6,000여 마리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이날 충북도는 구제역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고자 도내 모든 양돈 농가에 백신접종 긴급명령을 내렸다. 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했던 백신 접종만으로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보고 모든 돼지에 접종하기로 했다"며 "오는 23일까지 접종을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내에서는 280여 농가가 40여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방역조치와 예방접종 확대에도 구제역 확산세는 꺾이지 않는 모양새다. 이날 충남 천안에서는 세 번째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됐다. 이밖에 경기도도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는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병한 것으로 보고 지난 15일부터 백신 접종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