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CEO와 차한잔] 김홍기 이미지퀘스트 사장

"앞으로 모니터는 IT와 접목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해 3년 후에는 매출액 1조원 규모의 종합 정보가전업체로 탈바꿈할 생각입니다." 김홍기(54) 이미지퀘스트 사장이 조심스럽게 제시한 중장기 전략은 모니터라는 기존의 제품군에 IT를 접목해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하고 있는 정보가전 분야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이러한 중장기적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17년간 디스플레이사업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인터넷 PC인 WBT(Web Based Terminal), 무선형 터미널인 MIRA, PDP 등 디지털 IT 분야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의 발전으로 네트워크에 필요한 요소는 모두 갖춰져 있습니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이용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동안 비주얼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네트워크와 연결해 편리한 생활을 구현하는 것이 사업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 사장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새로운 모니터 시장의 가능성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터넷 PC 개념의 '신클라이언트'. 모든 기능을 통해 받고 모니터는 그것을 화상에서 구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만 가지고 있으면 되기 때문에 보안과 비용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모니터와 TVㆍWBT의 기능이 결합된 제품을 개발한 상태다. 또 일본의 타치바나(TACHIBANA)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맥스텀(MAXTERM)사와도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모니터 시장은 더욱 확장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TV와 같은 기능을 하는 제품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정보통신의 발전과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대부분 업체들의 기술적 트렌드가 이렇게 전환하고 있고 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업들과의 경쟁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물량면에서는 대기업에 밀릴 수 있지만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품종 생산을 강화시킨다면, 또 기술발전 속도에 적극적으로 대처한다면 충분히 시장을 선도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신규사업에 모든 것을 걸지는 않는다. 신규시장은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가능성만을 보고 자신의 자체 기반을 닦는 데 소홀했기에 지금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그래서 그는 균형 있는 발전을 강조한다. "안정성과 성장성을 서로 분리시킬 수는 없습니다. 둘 사이의 밸런스가 깨지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여건을 보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브랜드 매출의 강화. 지난해 '현대' 브랜드를 취득한 이 회사는 올해 모니터 매출 목표액 200만대 중 50%인 100만대 이상을 현대와 이미지퀘스트 두 독자 브랜드로 올린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최근 유럽시장을 대상으로 노트북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중 하나. 현대의 브랜드 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모니터사업에서 얻은 각종 시장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거래선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지만 유럽에서는 '현대'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곳이 많습니다. 따라서 이 브랜드를 사용했을 경우 간접적인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기업과의 경쟁관계를 생각해 데스크톱은 생산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회사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현재 이천 하이닉스 공단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도 이전할 계획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주력 생산품목이 결정되는 내년 초에는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김 사장에게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최근 코스닥에 등록했지만 주가가 시장조성에 들어갈 정도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회사 치고는 자본이나 물량면에서 회사가 무겁다는 평가도 있고 성장성보다는 안정적이라는 측면 때문에 투자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나치게 저평가되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자사주 매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아직 검토 차원입니다. 당분간은 시장논리에 그대로 맡겨놓을 생각입니다. 실적이 바탕이 되면 제 가치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한편 이미지퀘스트는 지난해 매출 3,268억원에 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올해는 매출 4,200억원에 당기순이익도 12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원래 연초에 계획했던 매출목표액 3,966억원에 비해 200억원 이상 상향 조정된 것이다. 부채비율도 지난해 73.1%에서 올해는 44.9%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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