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질문에 대해 돌아오는 대답은 거의 일정하다. 시라는 것은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왜 읽어야 하나, 읽어야할 자기계발서도 넘쳐난다 등등이다.
'보다 젊은 감각과 깊은 사유를 지향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2011년 1월 최승호 시인의 '아메바'로 시작한 '문학동네 시인선(詩人選)'이 50회를 맞아 이를 기념하는 자선시집 '영원한 귓속말'이 출간됐다.
자선 시집이라는 말 그대로 1호를 낸 최승호 시인부터 허수경ㆍ안도현ㆍ장옥관 시인을 거쳐 49호의 박태일 시인까지 이 시선에 참여했던 시인들이 직접 나서 '내 시는 이렇다' 고 말하고 싶은 한 편의 시를 골랐다. 여기에 '시인의 말'과는 별개로 시와 시집에 붙이고 싶은 산문을 더했다.
책은 말 그대로 시인들이 직접 나서서 한데 목소리를 모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기존 시 선집의 경우 출판사의 편집위원이나 평론가들이 시를 모으고 평론을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시인들은 손님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책은 시인들이 주인이고 독자들은 그들의 친구가 돼야 한다는 당위성에 중점을 뒀다.
문학동네측은 이번 책을 통해 시의 재미와 마력을 독자들이 조금 더 쉽게 만만하게 느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시인들의 얼굴을 이번 책에서 모두 공개한 것도 흥미롭다. 비록 사진을 통해서이지만 시와 시인이 얼마나 닮았는지 맛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시를 읽는 이유는 이렇다. 세상을 보다깊이 들여다보고 넓게 펼쳐 볼 수 있는 힘, 그 상상력을 부여해 주는 데 있어 시는 가장 효과가 빠르고 부작용도 없다. 우리 말의 아름다움과 우리 문장의 혜안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 바로 시다.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