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2월7일] 찰스 디킨스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의 작품군이다. 셰익스피어에 버금간다는 그는 파산을 극복한 자수성가의 주인공이며 산업사회의 이면을 고발한 개혁주의자다. 혹독한 노동현실을 그렸지만 그의 소설에는 희망이 깔려 있다. 건전한 노동정신과 윤리의식을 이끈 작가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1812년 2월7일 항구도시 포리머츠에서 태어난 그는 가난에 시달렸다. 부친이 채무불이행죄로 수감된 후에는 학업을 중단하고 구두약 공장에서 일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하루 13시간씩 노동하던 열두 살 소년의 눈에 비친 런던 뒷골목의 풍경은 음산한 소매치기 소굴에서 지내던 고아소년이 악당의 유혹을 물리치고 행복을 찾는다는 ‘올리버 트위스트’에 녹아 있다. 독학으로 변호사 사무실 직원, 법원 속기사를 거쳐 신문기자로 일하던 디킨스를 작가로 변신시킨 계기는 신빈민구제법(1834년). 공적 구호가 빈민을 게으르게 만든다며 예산을 대폭 줄인 이 법안이 나오자 디킨스는 펜으로 상류층의 세금을 적게 내려는 행태를 꼬집고 번영의 그늘인 빈곤과 불평등을 들춰냈다.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면서도 그는 희망을 전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구두쇠 스크루지의 회심은 ‘희망과 반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검약도 강조했다. 소설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한 구절. ‘소득 20파운드에 지출이 19파운드6센트면 행복하고 지출 20파운드6센트면 불행하다.’ 프랑스 대혁명을 소재로 삼은 ‘두 도시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그때는 최상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중략)…모든 것을 갖고 있었고 아무것도 못 가졌다.’ 갈림길에 서 있는 인간 앞에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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