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美-EU 수뇌부 弱달러 놓고 舌戰

최근의 달러 약세를 두고 미국과 유럽연합(EU) 통화당국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세계 양대권의 중앙은행장인 앨런 그린스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달러ㆍ유로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가시 돋힌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 트리셰 총재가 12일 “달러화의 `야만적인(brutal) 하락이 유로권은 물론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린스펀 의장이 다음 날 베를린에서 열린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의 한 행사에서 “달러화 하락은 인플레 위험도 없을 뿐더러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지않다”고 맞받아쳤다. 그린스펀은 더 나아가 “달러화 약세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미 경상수지 적자는 결코 위험한 수준이 아니며 전세계 금융시스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이에 대해 13일 베를린을 방문하고 있는 그린스펀과 양자 회담을 갖고 최근의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해 미국의 안이한 대처에 불만을 표시하고 모종의 조치를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정책과 관련, EU 고위 당국자들은 내달 6일 열리는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회담의 사전 초안 작성 단계에서부터 미국과 EU가 상당한 마찰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셰의 유로 강세 우려에 발맞춰 EU의 양대 국가인 프랑스와 독일 통화당국은 회담 공동 성명에서 급격한 달러 하락세 방지를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지만 미국은 달러 상승 반전을 가져올 어떠한 문구 삽입에도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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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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