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의 리더 실종…올 'G 제로시대'로"

美 리더십 약화…中도 책임있는 모습 멀어져<br>국제 분쟁 많아지고 亞지역 긴장감 더 커질듯<br>美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 전망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각 국이 협력보다는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미국의 리더십이 더욱 약화되고 중국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않으면서 국제사회가'G-제로시대'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주요 경제 이슈에 대해 조정자 역할을 담당하던 국가가 사라지면서 국제 분쟁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지역별로는 중동보다 아시아 지역에서 긴장감이 더 고조될 것으로 분석됐다. 4일(현지시간) 미국 유명 정치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이 내놓은'2011년 톱 리스크'에 따르면 올해 국제 사회의 최대 리스크는 'G-제로시대 돌입'이다. 최근 몇 년 동안 국제 사회가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패권은 그대로 유지됐지만 경제적인 면에서는 세계 질서가 크게 재편됐기 때문이다. 그 동안 G7이 쥐고 있던 세계경제 주도권을 G20이 넘겨 받았으나 G20의 경우 G7에 비해 회원국간 이해관계가 크게 상이해 국가간 합의 도출이 매우 어려워졌다. 회의론자들은 G20가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과 같은 처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유라시아그룹이 꼽은 두 번째 리스크는 '골치 아픈 유로존'이다. 유라시아그룹은 2011년이 유로존에게 있어 불확실성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일랜드ㆍ그리스ㆍ포르투갈ㆍ스페인 등 유로존 재정위기국들이 재정 적자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나가긴 하겠지만 정책의 지속 가능 여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금 조달 사정이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유로존에서는 구조적 위기가 급박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 번째는 '사이버 안보' 문제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사이버 안보 문제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주목 받았을 뿐 정치적인 면에서는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미국 외교 문건을 대량 방출하면서 사이버 안보에 대한 위기 의식이 커졌다. 또 유라시아그룹은 중국과 북한을 각각 국제사회의 네번째, 다섯번째 리스크로 지목했다. 중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가 무역 불균형을 야기하고 있는데다 아시아 역내에서 중국의 움직임이 정치ㆍ경제적으로 한국, 일본, 동남아 국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보고서는 올해 프랑스 칸느에서 열리는 G20 회의에서는 중국에 대한 불만이 세계 각 국에서 쏟아져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또 북한은 지난 해 보다 올해 한국을 더 많이 괴롭힐 것으로 예상했다. 이 밖에 유라시아그룹은 자본 통제와 미국의 정치 교착, 파키스탄 혼란으로 인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정책 실패 가능성,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 정부의 국가 통치력 약화, 이머징 국가간 성장 격차 확대 등을 주목해야 할 리스크로 꼽았다. 선진국의 저금리정책과 이머징국가의 고성장 속에 전세계 자금이 이머징국가로 흘러 들어가면서 지난 해부터 브라질, 인도네시아, 대만, 싱가포르 등이 핫머니 유입 통제에 나선 상태다. 올해는 G제로 시대를 맞아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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