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옥천은 지난해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발표 이후 군 전체가 발칵 뒤집혔다. 초등학교 6학년의 학력 수준이 전국 최하위권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2008학년도에 전국에서 네번째로 많았던 국어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5.4%)이 2009학년도에는 0.3%로 줄었다. 2008학년도에 각각 7.5%와 3.1%이던 영어와 수학도 지난해 모두 0.3%로 감소했다.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더욱 놀랍다. 2008학년도에는 상위 50위에도 들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국어(95.7%)는 상위 1위, 수학(95.5%)과 영어(94.25%)는 각각 2, 3위에 올랐다. 이은자 옥천교육장은 "교사ㆍ학생ㆍ학부모가 혼연일체가 돼 노력한 결과"라며 "지난해 평가 결과 부진학생이 누구이고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알았기 때문에 1대1 맞춤 지도로 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전국 규모의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전년보다 학력이 크게 신장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초6은 충북 옥천, 강원 양구, 경북 영양 등 농촌지역이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3은 서울 강남과 대구 동부, 대전 서부 등 학원 밀집 지역이 강세를 보여 '사교육의 힘'을 실감하게 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3일 발표한 2009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에 따르면 2008학년도 평가에 비해 학생들의 학력이 모든 학년, 대부분 교과목에서 향상됐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초6이 2.3%에서 1.6%로, 중3은 10.2%에서 7.2%로, 고1은 8.9%에서 5.9%로 각각 줄었다. 반면 보통학력 이상의 학생은 초6이 79.3→82.5%, 중3이 57.6→63.7%, 고1이 57.3→63.0%로 높아졌다. 이에 대해 이주호 교과부 제1차관은 "지난해 학업성취도평가 결과가 공개돼 시도교육청과 단위 학교의 책무성이 강화되고 노력한 결과"라며 "특히 기초학력 미달학생 비율이 많아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지정돼 지원을 받은 학교의 미달 비율이 평균 50% 감소한 것은 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등학교의 경우 충북 옥천, 서울 강남, 강원 양구, 경북 영양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특히 강원 양구는 국어ㆍ영어ㆍ수학ㆍ사회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한명도 없었다. 반면 미달 학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초6의 경우 국어ㆍ사회ㆍ과학은 전북 무주, 영어ㆍ수학은 전북 장수였고 중3의 경우 국어는 전남 곡성, 수학ㆍ영어는 전북 장수로 나타났다. 특히 전북 무주와 장수 지역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기초학력 미달자의 비율이 높고 보통학력 이상의 비율이 낮은 곳에 포함됐다. 중2은 보통학력 이상의 경우 서울 강남이 영어(88.4%), 수학(76.6%), 국어(80.7%) 등 3과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 대구 동부와 대전 서부는 국어ㆍ영어ㆍ수학 모두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명문 중ㆍ고교가 많아 학원이 밀집해 있는 이들 지역은 사교육이 활성화돼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교과부는 지난해 선정한 학력향상 우수학교 중 평가 결과가 우수한 1,255개 학교에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2년 연속 평가가 부진한 185개는 자구계획서 제출과 컨설팅 의무화, 교장공모제 실시 등으로 학력신장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또 올해 488개 학교를 학력향상 중점학교로 새로 지정, 한 학교당 5,800만여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최근 교육 관련 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 3일 교과부가 내놓은 지난 2009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 서울은 중ㆍ고의 경우 국어ㆍ영어ㆍ수학ㆍ과학ㆍ사회 등 주요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고등학교 1학년 9.3%, 중학교 3학년 9.0%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중 각각 1위, 2위로 집계됐다. 초등학교 6학년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시 1.5%로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서 7번째로 높았다.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도 높았는데 국어ㆍ영어ㆍ수학ㆍ과학ㆍ사회 등 각 과목별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고1이 3.7%, 5.1%, 8.3%, 14.2%, 15.2%로 전과목이 전국 꼴찌였고 중3이 각각 6.1%, 5.4%, 12.5%, 10.2%, 10.6%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초6은 2.2%, 1.5%, 1.2%, 1.4%, 1.4%로 중간 성적을 거뒀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도 강남 등 교육특구와 기타 지역 간의 학력 격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6 국어에서 보통학력 이상자와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이 강남은 각각 87%와 1.2%였지만 남부는 76.4%와 2.7%, 동부는 75.7%와 3.0% 등으로 큰 격차를 보였다. 수학과 영어 등 다른 과목은 물론 중3, 고1에서도 비슷한 격차가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