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중일 바둑 영웅전] 초보자처럼 두다

제9보 (101∼124)



이세돌은 좌상귀를 지키지 않았다. 그곳을 지키는 것은 확실하게 지는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우악스러운 흔들기로 일관해야 한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흑1은 중앙의 흑대마를 살리면서 백진의 허점을 엿본 다목적 착점이다. 콩지에는 백2로 하나 활용하고 백4로 보강했다. 이른바 부자몸조심이었다. "상변쪽에서 흑이 뭔가 한 건을 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김만수) 참고도1의 흑1로 몰고 3으로 올라오는 수가 흑의 노림이다. 그러나 백4 이하 10까지로 아무 수도 나지 않는다. "당장은 수가 안되지만 그곳에 뒷맛이 남아있는 한 이세돌은 승부를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윤현석) 콩지에도 그 방면에 신경이 쓰였는지 백8을 선수로 활용하는 기민함을 보였다. 백10 이하 18은 아마추어 초보자들이나 쓰는 수법이지만 콩지에는 체면 차리지 않고 태연히 이 수순을 치렀다. "사실은 이 처리가 흑을 가장 김새게 하는 것이지요."(김만수) 백22는 승리를 확신하고 안전위주로 둔 것. 송태곤은 참고도2의 백1, 3으로 둘 자리라고 지적했는데 '그렇다고 실전이 완착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요' 하고 보충 설명을 했다. 이기는 것이 확실한 바둑이라면 초급자 같은 속수나 완착이 모두 용인된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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