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輸銀, 명칭 변경 추진하고 사업영역 적극 확대…

공공금융기관 재편 주도권 잡기?<br>"무역보험공사와 통합 앞두고 몸 만들기" 분석<br>輸銀선 "경쟁력 제고 위한 조치 일뿐" 선그어


공공금융기관 재편에 대비한 몸 만들기인가, 아니면 단순한 경쟁력 강화인가. 김용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취임 이후 이미지 변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사업영역을 확대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무역보험공사와의 통합설이 나오고 있는 수은이 존재감을 높여 통합 때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은은 김 행장이 은행명 변경을 직접 지시함에 따라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등 행명 변경작업에 착수했다. 수은이 행명을 바꾸기 위해서는 수은의 존립 기반인 한국수출입은행법을 개정하거나 IBK기업은행처럼 관련법은 그대로 두고 정관을 고쳐야 한다. 김 행장은 정관만 바꾸는 것보다 아예 관련법 개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이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새로운 행명으로는 일본의 '일본국제협력은행(Japan Bank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과 유사한 'KBIC'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999년 일본수출입은행이 해외경제협력기금(OECF)과 통합하면서 새로 탄생한 JBIC와 현재 수은의 역할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수은 관계자는 "수은은 출범 당시와 달리 수출입산업 외에도 해외프로젝트ㆍ남북경제협력ㆍ대외경제협력기금 등 업무영역이 크게 확대됐다"며 "현재 행명이 수은의 사업영역을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은은 또 IB 관련 인력을 외부에서 채용하고 있다. 이들은 금융자문업무ㆍ금융주선을 비롯해 IB기법 중 수은에 적용할 만한 시스템을 발굴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을 후방에서 지원하던 수준에서 벗어나 선도적으로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수은은 관련법상 이들에게 시중은행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직으로 채용해 일반 임직원보다 높은 급여를 지급하기로 했다. 수은은 이 밖에 올 들어 중소기업 지원을 축소하는 대신 해외 대규모 프로젝트에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은 기술ㆍ신용보증기금과 기업은행 등으로 넘기고 수은은 대기업 중심의 해외 대형프로젝트 지원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수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공공금융기관 재편을 앞둔 몸 만들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행명 변경을 통해 무역보험공사와의 통합 이후를 준비하려는 것"이라며 "IB 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산업은행이 IB로 특화하려는 움직임을 견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 취임한 김 행장이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법 개정이 그렇게 쉽게 되겠는가"라며 의문을 나타내기도 했다. 수은은 이러한 시각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들이지 공공금융기관 재편을 염두에 둔 행보는 아니라는 것이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올해로 설립 35주년을 맞은 수은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다양해졌기 때문에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들"이라며 "공공금융기관 재편에 대비한 움직임은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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