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CEO와 마이카]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페이톤 V8 4.2'

"좋은 차 싸게 파는것이 성공의 기본 공식이죠"<br>올해는 내실다져 10%성장 목표…내년 소형SUV 신차 출시 박차



“남자라면 자동차 비즈니스는 한번 해볼 만한 사업이죠.” 자신의 ‘애마’ 페이톤 V8 4.2의 운전대를 잡고 강남 삼성로를 달리는 박동훈(54)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온화한 외모에서 풍기는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박 사장의 심장은 8기통 페이톤의 엔진을 단 듯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수입 자동차 사업은 판매전략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엄청난 규모의 승부를 벌인다”며 “시장의 반응이 미지수인 차종을 국내에 판매해 성공을 거둘 때는 마치 시속 300km의 차를 모는 것 같은 아찔한 스릴을 느낀다”고 수입차 CEO의 매력을 전했다. 볼보자동차를 판매하며 박 사장이 펼쳤던 판매전략은 그의 승부사적 기질을 잘 보여준다. 8년간 한진중공업(옛 한진건설)의 유럽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박 사장은 지난 90년 볼보자동차 사업부장으로 발령받았다. 당시 볼보의 국내 판매량은 연간 70대가량으로 선두였던 벤츠(150대)에 크게 뒤처져 있던 상황. 박 사장은 볼보 본사에 국내 연간 판매량의 3배에 가까운 200여대를 요청하고 가격을 30%가량 내려 판매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는 “비싼 고급차를 선호하는 한국시장에서는 도박에 가까운 무모한 짓”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3년 후인 92년 볼보자동차는 24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벤츠(100대)를 제치고 수입차 시장 선두에 올랐다. 박 사장은 “단 한순간도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하며 “좋은 차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전략은 성공의 기본 공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부드러운 파도를 타는 듯한 승차감을 보여주며 부드럽게 도로를 달리던 페이톤이 삼성로 코너에 접어들었다. 차에 대한 설명을 부탁했다. 박 사장은 “우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가 마음에 든다”며 “4륜구동인 만큼 코너를 돌 때 도로에 달라붙는 듯한 주행감이 일품”이라고 설명했다. 유턴을 할 때도 쏠림이 없는 승차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기에 충분했다. 박 사장이 출퇴근용으로 사용하는 페이톤은 사실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판매하기 위해 생산된 페이톤 중 1,000번째 차량인 것. 박 사장은 “‘뉴비틀’로 대표되는 저렴하고 트렌디한 이미지 탈피를 위해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 설립 이후 최고급 차종인 페이톤 판매에 주력했다”며 “‘인천상륙작전’을 방불케 하는 공격적 판매전략을 전개해 지난해에는 776대가 판매돼 이미지 변신에 크게 공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는 사업의 큰 전환기를 맞게 해준 차종이기에 각별한 애정이 있어 직접 구입해 타고 있다”면서 “얼마 전 프리미어리거 설기현 선수를 만났는데 페이톤을 타고 있다며 차에 대해 극찬을 해 어깨가 으쓱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스포츠 스타들을 비롯해 비교적 젊은 층들에게 인기 있는 폭스바겐의 매력은 뭘까. 박 사장은 개성이라고 잘라 말한다. 그는 “고객들은 단순한 차가 아니라 개성과 문화를 산다”며 “파사트ㆍ투아렉ㆍ뉴비틀 등 폭스바겐의 차량들은 각 제품마다 전세계적인 동호회가 운영되고 매년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축제를 여는 등 마니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올해를 내실을 다지는 해로 삼고 있다. 매년 이어온 2배 가까운 성장세 대신 10%의 성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 숨가쁘게 달려오면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조직관리나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서다. 하지만 내년에는 소형 SUV 시장의 강자인 혼다 ‘CR-V’에 대적할 신무기를 출시하는 등 다시 한번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수입차 가격에 대해서는 “폭스바겐 자동차 가격은 유럽 등지에서의 판매가격과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거품논란에서 제외돼 있다”면서 “수입차 업계의 경우 품질 높은 고객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딜러의 마진을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오르는 구조적 문제는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정과 개성으로 똘똘 뭉친 이 남자. 그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뭘까. 박 사장은 10여년 전 당시 상사였던 조남호 한진 회장이 선물한 골프채로 골프에 입문했다. 스코어는 80~90대. 하지만 사업상 골프를 칠 뿐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정작 그의 취미는 독서다. 최근에는 DNA조작에 따른 미래의 혼란을 경고한 마이클 크라이튼의 ‘넥스트’에 푹 빠져 있다. 박 사장은 “개성이 넘치는 폭스바겐이 고급차 중심인 역삼각형 구도의 국내 수입자동차 시장을 정상적인 삼각형 구도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오는 2009년까지 일본 회사를 제외한 수입차 업계 중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전국8곳 딜러 네트워크 지난해 3,649대 판매 지난 2005년 설립된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고급 럭셔리 세단 '페이톤'을 비롯, '투아렉' '파사트' '이오스' '골프' '뉴비틀' 등 다양한 모델을 수입, 판매하고 있다. 전국 8곳에 걸쳐 딜러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서울ㆍ대구 청주 등 전국 15개 전시장과 12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첫해 1,635대를 판매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649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123%의 초고속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 브랜드별 차량등록 대수는 업계 6위를 차지했다. 가장 인기 있는 차종은 중형 프리미엄 세단 '파사트'로 2005년 10월 국내 출시 이후 5월까지 총 2,058대가 판매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1,165대가 팔려 전체 수입차 모델 중 판매순위 10위에 올랐다. 또한 최고급 럭셔리 세단인 페이톤도 누적판매 대수 1,371대를 기록하며 후발주자로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파노라마 선루프가 장착된 하드톱 컨버터블 '이오스'를 출시했으며 국내에서 확보된 30대는 이미 판매가 완료됐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