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감성을 사로잡아야 대박을 터뜨린다.' 국내 가전업체들의 디자인과 품질 수준이 세계 최고로 올라서며 100만대 이상 팔려나간 '밀리언셀러'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제품은 세련된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앞세워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들며 단숨에 '월드베스트' 반열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밀리언셀러가 탄생하면 회사 브랜드가 높아지고 다른 제품에도 덩달아 긍정적인 판촉효과를 미친다"며 "대히트 제품을 내놓기 위한 업체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1,000만대 이상 팔린 삼성전자의 벤츠폰ㆍ블루블랙폰 등 휴대폰에 이어 덩치가 큰 디지털TVㆍ에어컨ㆍ세탁기 등에서도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의 영예를 차지하고 있다. 디지털TV의 밀리언셀러로 먼저 주목을 받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LCD TV '보르도'. 지난 6월 판매 60만대를 돌파, 오는 9월 말 100만대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보르도가 밀리언셀러에 올라서게 되면 출시 6개월 만에 100만대 이상 팔리는 최단기 밀리언셀러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V'자형 LCD TV 시리즈(일명 로마 시리즈)를 출시 1년 만에 평판 TV 단일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밀리언셀러에 올렸다. 지난해 전세계 LCD TV 시장 규모가 1,960만여대(아이서플라이 자료)로 추정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전세계 LCD TV 20대 중 1대가 로마 시리즈인 셈이다. 로마 시리즈는 TV는 사각형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며 삼성전자 LCD TV를 명품 디자인으로 인정받게 했다. 9월 밀리언셀러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보르도'도 와인잔 모양의 부드러운 디자인으로 LCD TV 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일 브랜드의 밀리언셀러 등극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TV 브랜드인 파브(PAVV)는 98년 9월 프로젝션TV로 첫선을 보인 후 7년9개월 동안 국내 시장에서 1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특히 파브는 국내 브랜드가 외국산 TV 브랜드를 추월한 결정적 발판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신상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전략마케팅팀장(전무)은 "평판TV 시장은 디자인이 시장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디자인 차별화 전략을 LCD TV뿐만 아니라 PDP TV, DLP 프로젝션TV 등으로 확대해 밀리언셀러 제품을 대거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디지털TV 브랜드인 엑스켄버스는 2000년 8월 브랜드 론칭 이후 6년 만인 현재 국내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디지털TV 시장을 이끌고 있다. 특히 엑스캔버스는 지난해부터 내장형 저장장치가 적용된 타임머신 LCDㆍPDP TV를 내놓으며 국내 TV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전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에어컨 브랜드인 휘센은 밀리언셀러를 넘어 텐 밀리언셀러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2000년 휘센에어컨은 전세계에서 410만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라 현재까지 6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다. 휘센에어컨은 지난해 기준으로 창문형이 500만대, 분리형(벽걸이형)이 350만대가 판매된 것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1,050만대가 판매됐다. 휘센 브랜드 중 단일 제품인 아트쿨은 2001년 출시된 후 현재까지 120만대 이상 판매됐다. 에어컨의 외관을 고객이 원하는 그림 등으로 교체할 수 있는 아이템은 스페인ㆍ이탈리아 등 유럽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아트쿨 전문매장도 생겨나고 있다. 드럼세탁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LG전자의 트롬세탁기도 2002년 출시 이후 3년 만인 2005년 4월 국내 시장에서 100만대를 판매하는 기록을 세웠다. 트롬세탁기는 국내에서 처음 판매된 드럼세탁기로 국내 세탁기 시장이 드럼세탁기 위주로 재편되는 촉매 역할을 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품질이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며 "디자인 경영을 강화해 다양한 제품들이 밀리언셀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