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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은 이렇다 할 업적을 내지 못한 채 인수기 2개월, 집권 21개월을 보낸 '무정란(無精卵)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송호근(사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11일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호남미래포럼'이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한국의 지역주의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한국 정치 개혁안으로 4년 중임제 개헌과 사회민주화를 제시했다.
그는 "기존 정권들이 집권 초기 2년간 온갖 화려한 정책들을 선보였음을 생각하면 매우 조용하고 신중한 박근혜 정권과 대비된다"며 "집권 2년간 '국민대통합' '복지와 경제민주화'라는 목표는 버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세월호 참사는 박 정권이 껍질을 벗고 변신을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지만 놓쳤다"며 "국가개조 선언은 성급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양식처럼 책임감과 사명감이 너무 강했다. 시민에게 맡겨야 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현재 지역주의는 '구조화된 신념'처럼 완강히 지속되는 경향을 띠고 있으며 점차 계층·세대·이념에 그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며 지역주의 해소방안으로 4년 중임제 개헌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제를 소선거제에서 중대선거제로 바꾸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정당개혁을 제안했다.
그는 "정치민주화 다음 단계인 '사회민주화'에 각별한 의지와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며 "평등주의적 심상이 강한 한국인들에게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억제하는 제도의 도입은 이념대립을 완화하는 효과도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