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1,700선’마저 내준 폭락장에 개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강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심리 전환에 따른 개인의 매도세가 좀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패닉’형 투매가 계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16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총 7,309억원을 팔아치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만 개인은 6,938억원을 팔아치워 지난 2004년 1월9일(7,173억원) 이후 사상 두번째 매도세를 보였다.
그간 개인이 주가 하락시마다 매수 기조를 보이며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점을 감안한다면 이 같은 개인 매도 전환은 수급 공백으로 이어지며 증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개인은 지난달 26일 이후 주가 조정기에서도 2조5,000억원의 매수세를 보이며 주가를 견인해왔으나 지난 14일에는 7월 이후 처음으로 주가 하락 때 순매도를 나타내며 달라진 투자심리를 보여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매도세가 2000년대 초반의 ‘IT 버블’ 당시처럼 활황 때에 몰린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투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펀드에서 주식형 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이나 GDP 대비 펀드 비중 역시 각각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만큼 중ㆍ장기적인 주식시장 여건은 여전히 양호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매도 물량과 기관의 로스컷 등 단기적으로는 ‘수급 후 폭풍’이 우려된다”면서도 “펀더멘털의 변화가 없는 만큼 당분간 조정 국면 속에서도 ‘패닉’성 추가 투매 양상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도 “현재 개인의 신용융자 규모는 5조원대로 930조원에 달하는 전체 시장 시가총액과 비교할 때 그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며 “펀드 환매 역시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한 뒤 반등할 때 가장 크게 나타났던 점을 감안한다면 본격적인 물량 출회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