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법관 대대적 교체 '시동'

변재승 대법관 후임인선 주목

법관으로서 최고의 영예이자 사법부의 상징격인대법관이 내년까지 대거 교체될 예정인 가운데 그 서막이 올랐다. 대법원은 내달 26일 퇴임하는 변재승 대법관의 후임자 인선을 위한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제청대상 후보자 추천을 받는 등 본격적인 대법관 제청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인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14명의 대법관 중에 최종영 대법원장을 비롯,내년말까지 퇴임하는 11명의 대법관에 대한 교체작업의 시작이라는 점 때문이다. 올해는 2월 변 대법관을 필두로 9월 최 대법원장, 10월 유지담.윤재식.이용우대법관, 11월 배기원 대법관 등 6명이 퇴임하고 내년에는 7월 한달에만 강신욱.이규홍.이강국.손지열.박재윤 대법관 등 5명이 한꺼번에 교체된다. 대법원은 3심제 사법구조 하에서 최종심으로서 법령 해석의 통일 및 사회적 주요 이슈에 대한 가치판단의 기능뿐만 아니라 3권분립의 견지에서 행정부와 입법부를견제하는 기능까지 수행하는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작년말 활동을 종료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경미한 사건의 3심은 고법 상고부에서 처리하고 대법원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사건에 대한 정책법원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결론을 도출, 대법원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커진 상태다. 따라서 내년까지 연이어 교체되는 대법관 자리에 누가 오르느냐는 문제는 단순히 법관 개인의 영광을 떠나 사법부 최고기관으로서 향후 대법원의 역할을 가늠할방향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올 9월 최 대법원장의 후임 대법원장은 전체 대법관의 절반이 훨씬 넘는 9명의 대법관에 대한 제청권을 내년말까지 행사할 권한을 갖는 만큼 노무현 대통령이후임 대법원장에 누구를 임명하느냐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참여정부가 사법개혁을 강조해 왔고 기수 중심의 기존 대법관 제청 방식보다는각계각층의 이해가 반영될 수 있도록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를 은연중 요구해 왔다는점에서 후임 대법원장은 이를 잘 감안할 인사가 임명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한편 내달 퇴임하는 변 대법관의 후임자가 누가 될 지도 관심사다. 법원 내부적으로는 법원 인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조직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변 대법관의 후임은 연수원 기수를 존중해 왔던 그간의 관행에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작년 8월 임명된 김영란(사시 20회) 대법관은 직전인 김용담(11회) 대법관과 연수원 기수로 10년 차이에도 불구하고 기수파괴와 첫 여성 대법관을 바라는 사회적요구를 수용한 것인 만큼 이번에는 법원 시각의 인사가 관철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9월 퇴임하는 최종영 대법원장의 마지막 제청권 행사인데다 3월로 예정된김영일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후임자 지명권도 대법원장 몫으로 돼 있다는 점에서 재판관 자리는 양보하더라도 대법관 만큼은 지켜내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찮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은 기수와 서열에 얽매이지 않은 대법관 제청을 요구하면서법원내 이같은 분위기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김용담 대법관이 사시 11회였던 점을 감안할 때 사시 12∼13회에서 대법관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강하다. 이 경우 양승태(12회) 특허법원장과 이공현(13회) 법원 행정처 차장이 1순위로거론되고 있고 이밖에 김동건(11회) 서울고법원장, 이흥복 서울중앙지법원장(13회),김황식 광주지법원장(14회) 등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재야단체 쪽에서는 대법관 제청이 있을 때마다 최병모(16회) 전 민변 회장, 박시환(21회) 변호사, 이홍훈(14회) 제주지법원장, 전수안(18회) 서울고법 부장판사,문흥수(21회) 변호사 등이 단골후보로 등장했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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