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外風에 너무 휘둘린다

눈부신 실적 불구 美증시 하락·외국인매도 과민 반응 >>관련기사 '기업들의 체질, 눈부신 실적 등 현재 한국증시의 여건은 미국증시와 크게 다르다. 그런데도 뉴욕증시와 이에 연동된 외국인 동향에 너무 휘둘리는 것은 문제다.' 올들어 미국증시와 차별화 움직임을 보여왔던 서울증시가 지난 4월26일 '다우 1만,나스닥 1,700포인트 붕괴'를 계기로 다시 동조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어 우리 증시가 정도 이상으로 흔들리며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6일 서울증시는 전주 말 뉴욕증시 하락과 이에 따른 외국인 대량매도(1,600억여원)로 크게 하락했다. 종합주가지수는 29.85포인트(3.48%) 떨어진 826.87포인트, 코스닥지수는 0.98(1.28%)포인트 내린 75.50포인트로 마감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3~29일 5일간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87.19포인트(9.4%)나 떨어졌는데 이를 미국과 일본ㆍ홍콩ㆍ타이완 등 다른 나라 상황과 비교해보면 서울증시의 민감성이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달 24일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8%, 0.98% 하락했으나 다음날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무려 4.71%, 4.72%나 급락했다. 타이완과 일본은 1.55%, 0.21% 하락에 그쳤고 홍콩은 오히려 0.11%가 올랐다. 29일도 마찬가지로 전주 말 다우와 나스닥지수가 1.24%, 2.91% 하락했는데도 종합지수는 3.58%나 떨어져 6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졌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4.01% 급락해 지지선 논의 자체가 무색할 정도였다. 반면 일본ㆍ타이완ㆍ홍콩증시는 0.2~1.6% 의 소폭 하락조정을 보였을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미국경제와 뉴욕증시의 세계시장 내 비중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증시의 바탕이 되는 기업실적 등 우리 경제상황을 미국과 비교해볼 때 지나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는 과열우려가 나올 정도다. 반면 미국은 1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은 5.8%를 기록했지만 4월 들어 각종 경제지표가 혼조세를 보이며 더블 딥(Double Dip) 전망이 나오는 등 본격적인 회복을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기업실적은 더욱 확연한 대조를 이룬다. 1ㆍ4분기 미국 500개 블루칩 기업(S&P500)의 수익이 전년동기보다 11% 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실적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기업들은 사상최고의 이익을 올린 업체들이 속출하는 등 눈부신 실적을 거두고 있다. SK증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상장사 118개, 등록사 44개)의 1ㆍ4분기 경상이익은 53%, 순이익은 70%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특히 이 같은 실적이 아직 수출경기가 부진한 상태에서 낸 것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가 회복될 경우 실적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의 여건이 이같이 우월한데도 미국증시와 외국인들에 휘둘리는것은 기관투자가의 비중 미약 등 수급구조 측면에서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외국인의 영향력에 맞설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경신 리젠트증권 상무는 "주식시장은 재료보다 수급이 우선한다는 말이 있듯이 외국인이 수급을 좌우하는 상황이 지속되는 한 국내증시는 외국인과 미국증시만 바라보는 '천수답 증시'를 벗어날 수 없다"며 "기관투자가 육성,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와 기업연금 도입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배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