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과 RV(레저용차량)에 대한 자동차세 인상 등으로 침체 양상을 보여온 국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판매가 최근 증가세를 보이는 등 SUV의 내수시장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6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가 무쏘 후속으로 내놓은 카이런은 지난 8일 출고 이후 23일까지 모두 6천810대가 계약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카이런과 같은 중형급 SUV인 현대차의 싼타페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계약대수가 2천352대로, 지난달 같은 기간의 2천103대보다 11.8% 늘었으며, 같은 기간 소형 SUV인 투싼은 지난달 2천490대에서 이달 2천564대로 3.0% 증가했다.
기아차 쏘렌토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계약대수가 지난달 1천216대에서 이달 1천836대로 51.0%나 늘었다.
특히 대체로 신차 출시 직후에는 경쟁업체의 동급모델 판매가 줄어드는 데 반해 쏘렌토는 하루 평균 계약대수가 카이런 출시 이전인 지난 1-8일 98대에서 카이런 출시 이후에는 156대로 오히려 급증하는 `이상현상'을 보였다.
이 처럼 이달 들어 SUV 판매가 늘어나자 업계에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SUV의 내수시장이 회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국산차업체의 SUV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1-5월 11만30대로 전체 승용차 시장의 31.1%를 차지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8만2천781대(점유율 24.6%)로 판매량과 점유율이 급감했었다.
특히 카이런에 이어 쌍용차의 첫 소형 SUV(프로젝트명 C-100. 연말 출시)와 현대차의 싼타페 후속 모델(프로젝트명 CM. 9월), GM대우차의 첫 SUV(내년 상반기) 등이 잇따라 출시될 예정이어서 이 같은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UV가 경유가격 및 세금 인상 등의 악재에도 불구, 휘발유 차량보다 여전히 경제적인 데다 다른 차종보다 선호층이 확고하다"며 "본격적인 휴가철에 잇단 신차 출시효과 등이 작용하면서 SUV 시장이 점차 회복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기자